[단독] 서울대 기부금 3000억 4년째 이월…1000억은 5년 넘게 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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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현 기자
김가현 기자
수정 2026-09-20 17:41
입력 2026-09-20 17:38

학생 장학금 목적 기부금만 142억 이월
발전재단 “건축비 등 당장 집행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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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의 모습. 서울대 제공
서울대 정문의 모습. 서울대 제공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기부받고도 쓰지 않아 이듬해로 넘긴 기부금이 4년 연속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월 기부금 가운데 약 1000억원은 기부금이 최초 납입된 지 5년 이상 지난 상태였다. 학생 장학 목적으로 들어온 기부금도 상당 규모가 이월됐다. 서울대의 재정 집행 기조가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 발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단의 차기 이월금은 2022년 3026억 6600만원에서 2023년 3181억 3700만원, 2024년 3038억 900만원, 2025년 3216억 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4년 연속 3000억원을 웃돌았다. 올해 8월 말 기준 이월금도 3768억원에 달했다.

전체 기부금 대비 이월금의 비중은 2022년 80.6%, 2023년 75.8%, 2024년 73.2%, 2025년 79.1% 등 매년 70~80% 수준이었다. 지난해엔 집행액이 847억 4100만원으로, 신규 모금액 1026억 2100만원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이월금은 전액 기부자가 사용처를 정한 ‘지정기부금’임에도, 상당액이 장기간 집행되지 않았다. 최초 납입 이후 5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기부금은 999억 300만원으로 전체 이월금의 31.1%를 차지했다. 2~4년 된 기부금은 758억 7900만원(23.6%), 1년이 지나지 않은 기부금은 1459억 700만원(45.4%)이었다.

학생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장학 목적 기부금’도 장기간 금고에만 머물러 있었다. 지난해 이월된 장학 목적 기부금만 142억 1700만원에 달한다. 이중 5년 이상 된 기부금은 50억 2500만원(35.3%)에 달했다. 공과대학의 미집행액이 25억 62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서울대 발전재단은 이월금 규모가 큰 데 대해 “기부금 특성상 당장 집행하기 어려운 돈이 포함돼 있다”는 입장이다. 건축이나 리모델링 등 장기간 적립이 필요한 사업은 실제 사업이 시작될 때까지 집행이 미뤄진다는 취지다.



하지만 장학 등 목적이 특정된 기부금도 5년 이상 잠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월 기부금의 미집행 사유를 보다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 의원은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는 기부금까지 수십억원이 5년 넘게 잠들어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기부자의 뜻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장기간 쓰이지 않는 기부금의 집행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가현 기자
세줄 요약
  • 서울대 이월 기부금 4년 연속 3000억대
  • 5년 넘게 묵은 지정기부금 1000억 규모
  • 장학 목적 기부금도 장기 미집행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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