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법원 불신 심각…겸허한 인정·적절한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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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수정 2026-09-07 11:23
입력 2026-09-07 11:23
세줄 요약
  • 퇴임식서 법원 불신 심각성 지적
  • 겸허한 인정과 국민 소통 필요 강조
  • 사법개혁 배경에 불공정 재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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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오른쪽) 대법원장이 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이흥구 대법관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조희대(오른쪽) 대법원장이 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이흥구 대법관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흥구(63·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이 7일 퇴임하며 “법원에 대한 불신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선 지금 상황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법부의 판단과 의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에 대한 불신이 점점 심각해지고 비판과 변화 요구는 매섭다”며 “법원의 힘, 권위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나오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소하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대립 중인 가운데 이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면서 대법관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조희대(13기) 대법원장은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지만 청와대가 사전 협의하는 관례를 무시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에 침묵했다. 이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오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결원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법관은 “(2024년) 12·3 비상계엄 이후 대법원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법원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적절히 소통하며 사법부의 판단과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재판뿐 아니라 사법 행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말해야 할 때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의 배경에도 국민의 불신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법관은 “입법 배경을 보면 불공정하고 충실하지 못한 재판, 당사자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재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재판 등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사법부가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전문적이고 투명하며 설득력 있는 재판을 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법관은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2명 중 10명의 다수의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오경미 대법관과 함께 무죄 취지의 상고 기각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대법관은 “정치 사건 재판의 여파로 법원이 흔들릴수록 진영의 구분, 대결 등 정치 문법이 아닌 공정한 룰, 공존과 상호 존중 등 법원의 지향점에 충실했는지,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면서 “충분하지 못하면 법원이 정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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