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4기 ‘소수전이 폐암’까지 중입자치료 확대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07 10:40
입력 2026-09-07 10:40
전신치료와 함께 적극적인 국소치료로 생존기간 연장 가능
그동안 초기 폐암 치료의 강력한 무기로 주목받아온 ‘중입자치료’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폐암 환자들에게까지 치료 영역을 넓힌다.
연세암병원은 그동안 초기 비소세포폐암을 중심으로 시행해 온 중입자치료를, 앞으로 전이 병변이 많지 않은 4기 ‘소수전이(Oligometastasis)’ 폐암 환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지면 4기 폐암으로 진단된다. 하지만 같은 4기라 할지라도 암세포가 온몸의 여러 장기에 광범위하게 퍼진 경우와 달리, 전이된 병변이 몇 개에 불과한 ‘소수전이’ 상태는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다르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소수전이 폐암의 경우, 항암제나 표적치료제 같은 ‘전신치료’와 함께 원발암(처음 암이 발생한 부위) 및 전이된 암을 방사선으로 직접 제거하는 ‘국소치료’를 병행할 경우 환자의 생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해외의 대규모 3상 임상연구에 따르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 변이가 있는 소수전이 폐암 환자에게 표적치료와 방사선 국소치료를 병행했을 때 암이 진행하지 않는 ‘무진행생존기간’이 최대 20.2개월까지 늘어났다. 전체생존기간 역시 25.5개월로 연장되는 등 뚜렷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국내에서도 연세암병원은 다기관 2상 연구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EGFR 변이가 있는 소수전이 폐암 환자에게 3세대 표적치료제인 ‘레이저티닙’과 강력한 방사선 집중 치료를 함께 시행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무려 34개월에 달했다. 특히 우려되었던 3등급 이상의 심각한 방사선폐렴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도 함께 입증했다.
연세암병원은 이러한 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중입자치료를 소수전이 폐암의 새로운 국소치료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령이거나 폐 기능이 저하되어 기존 방사선치료를 받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간질성폐질환이나 특발성폐섬유증 같은 기존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방사선 치료 후 염증이 생기거나 병이 악화될 위험이 커서 적극적인 치료가 쉽지 않았다.
반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는 탄소 중입자를 이용해 암세포가 있는 정확한 위치에만 강력한 에너지를 쏟아붓고, 주변의 정상 조직에는 방사선이 거의 닿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정상 폐 조직은 물론 심장이나 식도 같은 주요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연세암병원 의료진은 이번 치료 확대가 4기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환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우선 EGFR 변이 등 전신치료 효과가 우수하고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소수전이 폐암 환자를 중심으로 중입자치료 적용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며 “앞으로 치료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 4기 폐암 치료에서 중입자치료의 역할을 더욱 구체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련 폐암센터장 역시 “4기 폐암이라도 전이 범위와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적극적인 국소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며 ““수술과 항암·표적치료, 기존 방사선치료에 중입자치료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알맞은 최적의 치료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연세암병원, 4기 소수전이 폐암까지 중입자치료 확대
- 전신치료와 국소치료 병행, 생존 연장 가능성 확인
- 폐 기능 저하 환자에도 새로운 치료 대안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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