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7년 비거주, 영끌 빚투… 집값 정책 엇박자 장관 후보자들
수정 2026-09-07 04:50
입력 2026-09-06 21:47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각각 ‘비거주 1주택’,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재경부는 지난달 비거주 주택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당국은 과도한 빚으로 집 사는 행위를 통제한다며 강력한 대출규제를 도입했다. 집값 정책을 주무할 부처의 수장 후보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이 후보자는 17년 보유 중인 경기 과천시 아파트에 겨우 4개월 살았다. 사실상 ‘17년 비거주’인 해당 주택은 현재 재건축 중이다. 4개월도 전세계약이 끝나고 다음 세입자가 입주하기 전 두 달씩 두 번에 걸쳐 전입 신고한 기간이다. 실제 거주했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에 전세 끼고 매수한 ‘갭투자’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후보자 지명 이후 “거주 중심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이 정부가 생각하는 일정한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지난해 서울 구로구 아파트를 사면서 장모에게 돈을 빌렸다. 10억 500만원인 아파트를 부부 공동명의로 사면서 주택담보대출로 3억 6700만원을 마련하고 장모에게 1억 7000만원을 빌렸다. 구매자금의 53.4%가 빚이다. 장모에게 빌린 돈은 원금상환 3년 유예에 이자는 연 4.6%로 정해졌다. 해당 아파트는 1년 새 4억원가량 올랐다.
정부는 비거주 예외 요건을 늘리기로 했다. 증빙 과정에서 행정당국의 부담, 납세자와의 분쟁 가능성 등은 여전하다. 위장전입 논란을 빚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군인 직업 특성상 격오지 순환근무에 따른 주소 불일치”라고 해명한 것도 한 예다. 각종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홍 후보자 같은 가족 간 금전 거래는 일반적일 수 없다.
집값 잡을 장관들조차 이런 처지라면 일반 서민들은 어떻겠는가. 규제 중심의 정책 기조가 현실적으로 합당한지 냉정히 따져 보게 하는 문제다.
2026-09-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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