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타먹는 법 알음알음 퍼졌다”…중국동포, 외국인 추납 8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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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8-31 13:12
입력 2026-08-31 13:12
세줄 요약
  • 외국인 추납 급증, 중국동포 비중 80% 육박
  • 한 달 가입 뒤 119개월 추납해 연금 수령
  • 단기 거주 외국인 자격 논란과 제도 개편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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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도구로 생성한 자료사진. 서울신문
인공지능 도구로 생성한 자료사진. 서울신문


중국 국적 재외동포와 중국인 사이에 추납으로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채우는 방법이 “알음알음 퍼졌다”는 설명이 국민연금공단 일선에서 나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 신청 994건 가운데 중국동포가 792건으로 79.7%를 차지했다.

한국 국민연금과 유사한 중국의 근로자 기본양로보험은 월 기본양로금을 받으려면 최소 15년을 납부해야 한다. 2011년 10월 이후 중국에서 취업한 외국인에게는 과거 여러 해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소급 납부해 15년을 채우는 제도도 없다.

1개월 일하고 119개월 추납…해외 거주하며 연금 수령국민연금 추납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예외 기간이나, 결혼 및 출산 등으로 가입 이력이 끊긴 기간에 대해 사후에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서도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가입자 역시 추납신청 대상기간이 있고, 과거 대상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10년 미만의 범위에서 제한 없이 추납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F2, F4, F5, F6 비자 등을 보유한 외국인,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추납 신청이 꾸준히 늘면서 노령연금 수급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인 A씨는 방문취업(H-2) 체류자격으로 입국해 국내 사업장에서 국민연금에 한 달 가입한 뒤 60세가 됐다. 당초 납부한 돈을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으나, 연금 수령이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119개월 치 추납 보험료를 한 번에 내고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다.

영주 체류자격(F-5)을 가진 중국인 B씨는 9개월 가입 뒤 반환일시금 수령이 불가능해지자 128개월 치를 추납하고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해 현재 중국에 거주하며 연금을 받고 있다.

반환일시금 받아도 재입국 뒤 반납+추납…수급자 5배이미 반환일시금을 받은 외국인이 재입국해 일시금을 반납하고 추납까지 거쳐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채운 사례도 있다. 반환일시금 반납은 일시금을 받으면서 사라진 과거 가입기간을 복원하고, 추납은 별도의 법정 대상기간에 보험료를 내 가입기간을 추가하는 제도다.

중국인 C씨는 건설 일용직으로 한 달 가입한 뒤 출국하면서 반환일시금을 받았다. 이후 재입국해 한 달을 추가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으로 한 달을 더 채웠다. 이어 기존에 수령한 반환일시금을 반납하고 119개월을 추납해 총 가입기간 121개월을 만들어 현재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반환일시금을 반납하고 추납까지 거쳐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은 2021년 104명에서 올해 상반기 520명으로 5배 늘었다.

외국인 추납 530→1517건…10명 중 8명 중국동포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 신청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추납 신청은 2023년 530건에서 2024년 848건, 지난해 151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994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792건, 79.7%가 중국동포였다. 중국동포를 제외한 중국인은 64건이었고 미국 47건, 일본 30건, 캐나다 29건 순이었다.

공단 일선에서는 중국동포 특히 F-4 재외동포 사이에서 추납을 통한 노령연금 수급 방법이 알려졌다는 설명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반환일시금 수급 자격이 없는 중국 국적 F-4 재외동포 사이에서 추납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음알음 전파되면서 추납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험료 납부기간이 12개월 미만인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도 늘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5명에서 올해 상반기 60명으로 4배 증가했다. 이들은 평균 1463만 5000원의 보험료를 내고 월평균 27만 1000원의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中 외국인은 취업 첫달부터 납부…월 연금은 최소 15년중국에는 한국 국민연금과 유사한 근로자 기본양로보험이 있다. 중국에서 취업한 외국인도 원칙적으로 가입해 취업을 시작한 달부터 보험료를 낸다. 월 기본양로금을 받으려면 최소 15년의 누적 납부기간을 채워야 한다.

중국에도 퇴직연령에 도달했지만 최소 납부기간을 채우지 못한 가입자의 납부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부 일시납을 허용하는 예외는 있다. 다만 2011년 10월 이후 중국에서 취업한 외국인이 과거 여러 해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소급 납부해 15년을 채우는 일반적인 제도는 없다.

‘1+119’로 연금 받더니 해외 가족까지? 부양가족연금도 논란한 달 가입 뒤 119개월을 추납해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채운 중국인 가운데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자녀·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추가 급여를 신청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연금을 받게 된 사람이 한국에 들어와 본 적도 없는 중국의 배우자와 자녀, 부모까지 등록해 돈을 더 받는다”며 외국인의 추납과 부양가족연금 지급기준을 함께 손질하라고 요구했다.

부양가족연금은 가족에게 별도의 연금수급권을 주는 제도가 아니라 노령·장애·유족연금 수급자에게 일정 요건을 갖춘 가족이 있을 때 지급액을 더하는 가족수당 성격의 부가급여다. 올해 기준 배우자는 연 30만 6630원, 자녀와 부모는 1명당 연 20만 4360원이다. 배우자 1명과 자녀·부모 각 1명이 모두 인정되면 연간 71만 5350원이 추가된다. 별도의 인원수 상한은 없지만 각 가족이 연령·장애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외 거주 부양가족연금 수급자에 대해 매년 정기조사를 실시하고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지급을 정지한다는 입장이다.

李대통령 “단기 거주 외국인 추납 자격 모순” 지적이재명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복지부의 ‘국민연금 외국인 추납 현황 및 개선 방안’을 보고받은 뒤 “국내에 단기 거주한 외국인들이 추납 자격을 갖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실거주기간 등을 따져 자격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라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국회에서는 외국인의 추납 자체를 막는 법안이 나왔다. 주호영 의원 등 13명은 지난 28일 외국인 가입자에게 추납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외국인은 법정 추납 대상기간이 있더라도 추납할 수 없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적에 따라 외국인을 추납에서 배제하는 대신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과 추납 가능기간을 연동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30일 한 달 보험료를 낸 뒤 119개월을 추납하는 사례는 내·외국인을 떠나 제도 취지에 맞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정 기간 이상 보험료를 낸 가입자에게만 추납을 허용하거나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만큼 추납할 수 있도록 한도를 두는 방식이다. 장기간 국내에 거주하며 한국인과 동일하게 보험료를 부담한 외국인을 국적만으로 추납에서 배제하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제도 개편은 외국인의 추납을 전면 차단하는 방안과 국내 실거주·보험료 납부기간을 자격요건에 반영하는 방안, 실제 납부기간에 비례해 추납 한도를 두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될 전망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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