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이 단독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인권위 “적법절차 위반”
박다운 기자
수정 2026-08-21 12:00
입력 2026-08-21 12:00
상위법 충돌 지적… 경찰에 규칙 개정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사 보조자인 경사 이하 계급의 경찰관이 독자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관행을 위법이라 판단하고 관련 법 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주체를 규정한 ‘경찰수사규칙’ 제39조가 상위법인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경찰청장에게 해당 규칙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7조는 경위 이상의 경찰공무원을 ‘사법경찰관’으로 정해 범죄 수사의 주체로 명시하고 있으며, 경사·경장·순경은 ‘사법경찰리’로서 수사를 ‘보조’하도록 권한을 구분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243조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할 때 사법경찰관리를 참여하게 하도록 규정해 신문의 주체가 사법경찰관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경찰수사규칙’ 제39조는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주체를 사법경찰관과 사법경찰리가 모두 포함된 ‘사법경찰관리’로 뭉뚱그려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 조항이 상위법과 충돌하며, 결과적으로 수사 보조자인 사법경찰리가 독자적으로 조서를 작성하는 근거가 되어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권고는 지난해 10월 제기된 한 진정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진정인 A씨는 지난해 10월 조사 내용이 유출될 수 있는 개방된 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았고, 당시 사무실에 있던 경찰관이 팀장으로 보이는 경찰관에게 진정인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조자실에 외부인 출입이 없었고, 당시 경찰관의 발언도 모욕감을 줄만한 정황은 아니라며 A씨의 진정 내용 자체는 기각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를 담당한 순경(사법경찰리)이 사법경찰관의 실질적 권한을 행사해 독자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인권위는 이를 두고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작성된 조서로서 수사 과정의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형사소송법 제197조 및 제 243조 후단의 규정에 부합할수 있도록 경찰수사규칙 제 39조를 개정해 수사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킬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2024년 4월에도 “사법경찰리의 독자적인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은 권한 없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박다운 기자
세줄 요약
- 사법경찰리의 독자 작성 관행 위법 판단
- 형사소송법 취지와 경찰수사규칙 충돌 지적
- 경찰청장에게 규칙 개정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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