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입에 엉망진창으로 끝난 월드컵…2030년은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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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7-20 18:10
입력 2026-07-20 17:43

미국 중심 대회…경기 외적 논란 번져
트럼프 압력에 사상 초유의 징계 유예
천문학적 티켓 가격에 상업성 비판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재검토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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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스페인 선수단의 ‘트로피 세리머니’ 순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제지에도 선수단 옆에 서 있다. 이스트 러더퍼드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스페인 선수단의 ‘트로피 세리머니’ 순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제지에도 선수단 옆에 서 있다.
이스트 러더퍼드 AFP 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정치·상업적 논란이 뒤따른 대회로 남게 됐다. 축구 본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역대급 월드컵으로 호평받은 4년 전 카타르월드컵과는 전혀 다른 평판이 나온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미국이 얽힌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미국이 지난 2월 이란을 공격하면서 다수의 국가가 A매치 일정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당장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만 하더라도 지난 3월 예정됐던 평가전이 중동 정세 악화로 취소됐다. 이번 결승전이 역대급으로 지루한 경기였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두 팀이 진작 맞붙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와 전쟁의 틈바구니에 놓인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최대 피해자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선수들은 비자 발급 문제와 이동 제한 등으로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되 멕시코에서 출퇴근하는 불편을 겪었다. 선수단 일부 스태프에 대한 비자 발급도 거부돼 완전체 전력을 갖출 수 없었고 결국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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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으로 퇴장 징계가 유예된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군이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전 미국과 벨기에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6.7.19 시애틀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으로 퇴장 징계가 유예된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군이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전 미국과 벨기에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6.7.19 시애틀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FIFA에 압력을 넣으면서 ‘특혜 논란’도 불거졌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군은 조별리그에서 퇴장당해 16강 결장이 예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재검토를 요청한 뒤 출전 정지가 유예됐다. FIFA는 징계위원회의 독립적 판단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상업주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개최국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이 월드컵에도 강하게 반영되면서 경기별 티켓 가격은 수요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방식이 적용됐다. 그러나 이는 암표 거래를 부추기는 기폭제가 됐고 일부 경기의 입장권 가격 또한 급등하면서 기회의 불평등을 낳았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펼쳤던 멕시코 현지에서는 축구를 사랑하는 멕시코인들이 가격 때문에 자국 경기를 경기장에서 못 보는 비극도 발생했다.

경기 운영 방식 역시 논란의 대상이었다. 축구를 4쿼터 스포츠로 만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 보호를 명목으로 내세워 상업성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방송 중계를 맡은 JTBC와 KBS 역시 중계 도중 “물 마시고 오자”고 말하더니 중계를 끊고 광고를 내보내는 데 동참했다. TV로만 지켜보는 팬들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벤치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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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포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주장 로드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6.7.19 이스트 러더포드 AFP 연합뉴스
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포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주장 로드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6.7.19 이스트 러더포드 AFP 연합뉴스


FIFA 글로벌 축구 개발 책임자로 있는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은 이에 대해 “이 휴식 시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암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 제도를 유럽 대회에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승 시상식에서도 잡음은 이어졌다.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눈치 없이 비켜주지 않으면서 선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남았다. 팬들의 분노가 거세자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시상식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이번 월드컵은 카보베르데, 노르웨이 등 깜짝 선전한 국가들이 대단한 서사를 쓰며 많은 팬을 감동시킨 월드컵으로 남았지만 역대급으로 논란이 시끌시끌했던 대회이기도 했다. 우승국 스페인이 개최국으로 포함된 2030년 월드컵은 미국의 영향력을 덜 받을 수 있는 만큼 다시 축구 본연의 매력을 살리는 대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재민 기자
세줄 요약
  • 스페인 우승 속 정치·상업 논란 확산
  • 미국 개입으로 일정 차질과 비자 문제 발생
  • 2030년 대회는 축구 본연 회복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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