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술 덜 권하는 사회

박성원 기자
수정 2026-06-11 00:58
입력 2026-06-11 00:58
오랜만에 있었던 고교 동창들과의 저녁 모임. “술은 끊었으니 물로 받겠다”고 했더니 친구들의 반응이 뜻밖이었다. 예전 같으면 “왜 그러느냐”, “무슨 일 있냐” 등 질문이 쏟아졌을 텐데 한두 명 정도만 “건강 챙겨야지” 정도의 싱거운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확실히 우리가 술을 덜 권하는 사회로 가고 있기는 한 모양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구당 주류 소비지출은 1만 3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 줄었다. 2023년 4분기부터 10분기 연속 감소세다. 50대 가구의 주류 지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주류’로 전향한 중장년층이 적지 않은 까닭일 것이다.
법원 출입기자 시절 만났던 한 고위법관은 “술은 한 모금도 못하지만 폭탄주 술자리에 가장 끝까지 남는 사람”이라고 했다. “분위기 자체가 좋기 때문인데, 이상하게도 다음날이면 콩나물해장국이 당긴다”며 껄껄 웃던 기억이 난다.
어쩌다 내놓은 ‘금주 선언’이지만 그냥 거둬들이기도 아까워서 갈 데까지 가볼까 한다.
박성원 논설위원
2026-06-1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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