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훼손” 들끓는 대학가… 법원 투표소 증거보전은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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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수정 2026-06-10 18:18
입력 2026-06-10 18:18

서울대 등 18개 대학 총학 시국선언
학과 점퍼 벗어두는 ‘과잠 시위’도
“정치색 배제”… 감시기구 설치 촉구

부장판사가 잠실 투표소 현장검증
보전 대상 투표지 상자 이미 치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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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10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현장검증을 위해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10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현장검증을 위해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10일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국가기관에 의한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감시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각 대학 캠퍼스에서 동시에 시국선언과 피켓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의 실패이자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라며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참정권이 훼손된 현실에 대해 분노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선관위의 독립성이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선관위의 인적·조직적 쇄신과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시국선언을 이끈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우리는 빼앗긴 한 표를 말하기 위해, 국가가 지키지 못한 국민의 권리를 말하기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연세대 비대위는 투표소 형태의 부스를 마련하고 투표 용지 부족 사태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았다. 이곳에서 만난 사회복지학과 박태균(25)씨는 “대학 안에서 진행하는 공동행동에라도 한 표를 행사하고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를 회복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강대와 부산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학과 점퍼를 벗어두는 방식의 ‘과잠 시위’도 잇따랐다. 서강대 알바트로스탑 앞에 놓인 형형색색 30여벌의 과잠 앞에는 ‘자발적 참여 앞에서 우리의 뜻은 강해진다’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대학들은 공동 구호를 통해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주권 침해에 대한 구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대학생의 순수한 목소리를 정쟁으로 소비하지 말라”며 청년과 대학생을 포함한 시민 참여형 독립 개혁 감시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시국선언에 “기성 정치권의 색을 배제했다”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대’ 일부가 주장하는 부정선거론에는 선을 그었다. 각 대학 시국선언문에도 ‘부정선거’라는 단어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현장 검증했다.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신청한 증거보전 신청을 법원이 전날 일부 받아들여 증거물 확인을 위해 방문한 것이다.

다만 증거보전 신청에 포함됐던 ‘투표용지 인쇄매수 1900매’라고 적힌 투표용지 상자 등은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투표지가 선거인 수(3856명) 대비 50%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청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함이 아닌 투표용지가 포장됐던 상자는 보관 의무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 지역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은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지난 5일부터 엿새째 출입구가 봉쇄된 상태다. 이곳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들은 국제대회 등 준비에 차질을 빚으면서 “제발 업무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지연·반영윤 기자·박다운·이지 수습기자
세줄 요약
  •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 참정권 침해 규정, 선관위 쇄신·감시기구 촉구
  • 법원 현장 검증 진행, 핵심 증거물은 미발견
2026-06-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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