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상군, ‘여기’부터 쳐들어가야”…호르무즈 7개섬 ‘아치형 방어선’ 겨누나 [배틀라인]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3-30 14:11
입력 2026-03-30 13:39
하르그섬보다 현실적 목표 부상
해협 통제·상륙로 확보의 핵심
드론·미사일·영유권 분쟁은 부담
하르그 섬 침공 등 이른바 ‘최후 일격’(final blow) 옵션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이 이란 주변에 약 7000명 규모의 지상군을 전개하면서, 실제 투입이 이뤄질 경우 첫 공략 대상이 어디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애초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하르그 섬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7개 섬이 보다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르그 섬을 장악하려 해도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해협의 ‘아치형 방어선’을 먼저 무력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르그보다 먼저 거론되는 7개 섬28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군이 페르시아만 진입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기 위해 이들 7개 섬을 우선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들 섬은 해협을 따라 아치형으로 배치돼 있어 학계와 군사 분석가들 사이에서 ‘아치형 방어선’으로 불린다. 동쪽 입구에는 호르무즈, 라라크, 케슘, 헨감 섬이, 서쪽에는 아부무사, 대툰브, 소툰브 섬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서쪽의 3개 섬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의 핵심 요충지로 꼽힌다. 수심과 항로 제약 때문에 대형 유조선과 군함이 사실상 이 일대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섬은 단순한 도서 지역이 아니라, 해협의 ‘목’을 쥔 전략 거점으로 평가된다.
이란 섬 방어선,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란은 오래 전부터 이들 섬을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처럼 활용해왔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 지역에 고속정과 기뢰, 드론 등 비대칭 전력을 배치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 능력을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라라크 섬 등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나 소형 공격정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차단할 수 있는 핵심 위협으로 거론된다.
미군이 이들 섬을 장악하려면 공수부대 투입이나 해병대 상륙작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수부대는 장비와 지속 작전 능력에 한계가 있고, 해상 상륙작전은 해협 진입 단계부터 이란 방어망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모두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
특히 미 해군 함정이 해협 동쪽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령 이후가 더 문제…전후 외교갈등도 변수군사 전문가들은 섬 점령 자체는 수일에서 수주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이후 점령 유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섬을 확보하더라도 이란 본토에서 날아오는 드론과 미사일, 포병 공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점령보다 방어가 더 어려운 작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란 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하르그섬을 장악할 경우 전쟁 수행 능력을 직접적으로 약화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석유 시설이 파괴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고, 전후 이란 경제 복구를 수년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하르그섬을 겨냥하더라도 미군은 먼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아부무사와 대(大)툰브 섬, 소(小)툰브 섬의 경우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부담이 있다. 미군이 이들 섬을 점령할 경우, 전후 반환 대상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이 불가피할 수 있어서다.
미국이 실제 이란 지상전에 나설 경우 승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로를 여는 ‘섬의 방어선’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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