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보’ 울린 자원 안보… 에너지 수급 구조 개편 속도를
수정 2026-03-19 01:25
입력 2026-03-19 00:32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국내 기름값을 다소 안정시켰다. 하지만 이란이 저항 강도를 높여 가자 이재명 대통령은 다시 ‘최악의 시나리오’를 언급하고 나섰다.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 달라”고 정책 당국에 주문한 것이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70.7%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그 99%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원유 물량 자체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는 에너지 수급 방법을 놓고 오랜 시간 논쟁을 벌여 왔다. 원자력발전 세력과 신재생에너지 세력의 갈등이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보니 취약한 것은 에너지 수급 구조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산업연구원(KIET)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한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어제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한편 수요 절감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기시됐던 석탄발전 상한의 탄력 운영 방침마저도 언급했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에너지 수급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새로운 먹거리로 인공지능(AI)에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희망을 주기는커녕 현상 유지도 어려운 현실을 보여 주는 게 에너지 수급 구조의 취약성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자원 안보에는 ‘경보’가 울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에너지 수급 구조를 다시 짜는 적기일 수 있다.
5부제나 10부제를 시행한다면 정부는 전기차 포함 여부 등도 정교하게 판단하기 바란다. 이제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고민해야 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도 정부 방책에 협력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에너지 과소비 요소를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2026-03-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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