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전자’ 복귀 속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가결…쟁의투표 찬성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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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3-18 16:09
입력 2026-03-18 16:09

임금교섭 결렬시 노조 “4월 집회, 5월 총파업”
최대 노조 주력이 반도체 부문…조단위 손실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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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쟁의행위 93.1% 가결...5월 총파업 예고
삼성전자 노조 쟁의행위 93.1% 가결...5월 총파업 예고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뉴스1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임금교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교섭이 결렬되면 2024년 첫 파업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파업 사태를 맞게 된다.

중동 사태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파업이 현실화하면 수조원 단위의 손실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쟁의권 확보를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투표에 참여한 노조는 전체의 과반인 6만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한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다.

이번 투표에는 이들 3개 노조 재적 조합원 8만 9874명 중 6만 6019명이 참여해 투표율 73.5%를 기록했고, 6만 1456명이 찬성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이후 노조는 이번 투표 결과로 쟁의권을 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 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2026년 임금교섭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2024년 7월 25일간의 총파업에 이어 약 2년 만에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 사태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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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총회, 입장하는 주주들
삼성전자 주주총회, 입장하는 주주들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6.3.18 [공동취재] 연합뉴스


공동투쟁본부는 지난해 11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3개월여 동안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노사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렸고 협상이 평행선을 달린 끝에 노조는 지난달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지난 3일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이에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나서는 등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협상 결렬 후 공개한 세부 내용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의 성과급 제도 투명화 요구에 따라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을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장기 근속 휴가 확대 등 다양한 급여 및 복리후생 개선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OPI 지급에 있어 사업부 간 차등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향하면서도 OPI 상한 폐지 요구는 포기하지 않은 결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총파업 돌입 시 삼성전자 영업이익 손실액이 최대 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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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하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인사말 하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18 [공동취재] 연합뉴스


최근 최승호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18일간 파업을 벌일 경우 손실이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년여간의 실적 부진을 딛고 지난달 세계 최초로 최고 성능의 HBM4를 양산 출하하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와 함께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회복에 나섰다.

여기에 메모리 슈퍼사이클 도래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 334조원에 영업익도 44조원으로 역대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영업익 200조원이라는 ‘꿈의 기록’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이 실현될 경우 이러한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경우 조합원의 70~80%가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소속으로 알려졌다.

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전사 영업익 20조원 중 16조 4000억원이 나올 정도로 회사 실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DS 부문의 파업 참여가 늘수록 회사 손실이 더욱 커지게 된다.

게다가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각종 원재료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데다 국제 물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장비와 소재 수급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까지 겹치면서 세트(완제품) 사업을 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에게 단거리 비행편은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등 고강도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이번 노조의 파업 결정은 1년 만에 주주들의 지지 속에 열린 이날 정기 주총에도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 부문장은 “마음고생 많으셨다”는 주주들의 격려에 “다시는 작년과 같은 반성과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노조는 불과 3시간도 지나지 않아 파업을 선언했다.

공동투쟁본부는 “삼성전자 노동자 절대다수가 현 사측 제시안이 ‘인재제일’ 경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음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며, 요구 관철을 위해 행동에 나서라는 경영진을 향한 강력한 경고”라며 “4월 집회와 5월 총파업을 통해 사측을 단계적으로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2026년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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