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민간인 1000여명 노렸다… 전폭기 띄워 우크라 쇼핑몰 ‘명중’

안동환 기자
수정 2022-06-28 18:45
입력 2022-06-28 18:14
무차별 폭격에 최소 77명 사상
축구장 2개 크기 화염 휩싸여
젤렌스키 “가장 뻔뻔한 테러”
정밀 타격 미사일… 고의 정황
G7 “푸틴 전쟁범죄 책임져야”
우크라이나 당국은 28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희생자 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인구 약 21만 7000명의 크레멘추크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정유시설이 있는 공업 도시다.
크레멘추크 A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자행한 크레멘추크 쇼핑몰 공격은 유럽 역사상 가장 뻔뻔스러운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크레멘추크 당국은 “군사 시설이나 기반 시설이 아닌 쇼핑몰 공격은 민간인 학살”이라고 성토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군이 민간인 공격을 의도한 ‘기획된 군사작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전략폭격기 편대를 동원했고, 오차범위 수미터 내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로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황은 쇼핑몰 공격이 고의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폭격 시점도 의도된 메시지의 성격이 짙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대러 추가 제재안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적(약 38조원 규모) 지원을 발표한 당일 공격이 감행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전장에서 수백㎞ 떨어진 쇼핑몰을 겨냥한 공격은 러시아가 적대 행위를 더 강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군은 2015년 시리아 내전에서도 학교 등 민간인 밀집 지역을 무차별 폭격하는 잔혹한 전술로 ‘도살자’ 소리를 들었다. 이번 공격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러시아군에 계속 항전하는 한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심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동환 전문기자
2022-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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