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자축구 대표팀 “98세 참전용사에 등 돌리지 않았다” 해명 진땀
임병선 기자
수정 2021-07-07 04:56
입력 2021-07-07 04:56
아이콘 스포츠와이어 제공 게티이미지
전날 멕시코와의 친선경기가 열린 코네티컷주 렌트슐러 필드 경기장 그라운드에 피트 듀프레가 초청돼 하모니카로 국가 연주를 들려줬다. 그런데 일부 보수 온라인 매체들이 선수 일부가 참전용사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고 등을 돌리고 있었다고 공격했다. 아예 참전용사를 대놓고 무시하고 이를 깎아내리는 시위를 벌인 것이라고 공격하는 매체까지 있었다.
USWNT는 트위터에 “한 트윗은 ‘분명히 하는데, 누구도 2차대전 참전용사 피트 듀프레가 오늘밤 국가 연주하는데 등을 돌리지 않았다’고 돼 있다. 몇몇 USWNT 선수들은 경기장 한쪽 구석의 성조기를 바라보며 국기를 바라봤을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튜브에 올라온 당시 중계 화면을 봐도 일부 선수들은 듀프레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상당수 선수들은 경기장 한쪽을 바라보며 국기와 국가에 대한 예를 다하고 있었다. 시위를 했다면 뭔가 의사 표현을 하거나 상징하는 동작이 있어야 했지만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미국축구협회는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유명한 메간 라피노이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듀프레의 축구공에 사인을 해주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것이 존중이다. 각자 모든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피트에게 안녕 인사를 건네고, (전쟁에 참전해 희생한 데) 감사를 표하며 그의 공에 사인을 해주기 위해 버스에 오르지도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글을 달았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연주를 마친 듀프레에게 손뼉을 마주 쳤으며 경기를 4-0으로 이겨 듀프레를 기쁘게 만들었다. 대표팀 팬들은 선수들이 참전용사와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는데도 일부 해설위원들이 선수들을 깎아내리고 그들의 행동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대표적인 것이 보수 TV 채널의 대명사 격인 폭스 뉴스의 스포츠 해설위원 클레이 트래비스다. 그는 “지금 스포츠판이 어떤 지경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미국 스포츠 팬 가운데 엄청난 비율은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98세 2차대전 참전용사에게 등을 돌렸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공격과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라피노이는 인종차별, 성차별, 호모포비아 뿐만 아니라 남자 대표팀 선수들에 견줘 박한 대우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보수 인사들의 미움을 샀다. 2016년 그녀는 미국 프로풋볼(NFL) 쿼터백 콜린 캐퍼닉을 좇아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는 시위에 동참했다. 이에 흥분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NFL 경기와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맹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부 잘나가는 선수들이 시상대를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장으로 이용해 논란을 일으키곤 한다. 지난달 미국 해머던지기 선수 그웬 베리는 올림픽 선발전 시상대에 올라 국가 연주 때 성조기에 등을 돌리고 서 입길에 올랐다.
도쿄올림픽이 오는 23일 막을 올리면 선수들의 정치적 시위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지난 4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회 도중 정치적 의사 표현이나 시위를 금지하는 규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는데 지난달에는 경기 중에만 금지할 뿐, 경기 전과 후에는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애매한 상황이 벌어져 상당한 혼란과 다툼,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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