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자펀드 일반 투자자 한푼도 못 건진다
장은석 기자
수정 2020-04-15 06:20
입력 2020-04-14 22:20
증권사들 라임 대출금 TRS 계약 탓…투자자보다 선순위로 상환받는 구조
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 테티스 9호와 라임 타이탄 7호 펀드의 예상 회수액이 0원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들은 라임이 지난해 10월 환매를 중단한 모펀드 중 하나인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에 투자한 자펀드다. KB증권이 판 AI스타 1~3호와 신한금융투자가 팔았던 새턴 1호 펀드도 전액 손실이 예상됐다.
라임이 전날 발표한 ‘환매 중단 펀드 내 자산 현금화 계획’에 따르면 모펀드인 테티스와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의 회수 예상액은 각각 1332억원과 4075억원이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장부가액 대비 회수율이 테티스 45.4%, 플루토 33.0%로 평균 35.4%다. 펀드에 1억원을 넣은 투자자라면 3500만원만 돌려받고 6500만원을 날린다는 얘기다.
일부 자펀드에서 이례적으로 100%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TRS 계약 때문이다. 라임이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인데, 펀드 만기가 되면 수익률과 관계없이 증권사가 대출금을 투자자보다 선순위로 상환받는다. 펀드에서 손해가 나면 투자자 손실은 더 불어나는 구조다.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 라임이 모펀드 내 자산을 현금으로 바꿔 각 자펀드에 분배하고, 이후 (자펀드로부터) 투자자들이 돌려받는 구조”라면서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자펀드들은 부채로 잡힌 증권사 TRS 대출금을 먼저 갚고 나서 남은 돈이 한푼도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20-04-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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