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日정부 ‘갑질’ 앞에 한국 정부 문제라니, 한심한 작태”

강주리 기자
수정 2019-08-02 20:18
입력 2019-08-02 18:18
“양비론 완전히 틀렸다…국민 분노 무시한 ‘이성적 대응’은 자발적 무장해제”
“우매한 나로서는 고준담론 못해”“日불매운동 냉소, 의병·독립군 비하 현대판”
“싸울 땐 싸워야…피, 아 구분해라”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확실히 해”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본이 2일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을 ‘경제전쟁’으로 규정하며 국내에서 한국과 일본이 둘다 문제라고 언급하는 ‘양비론’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고 비판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의 (사법)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면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일본 정부의 ‘갑질’ 앞에서 한국 정부와 법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며 정부의 대응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조 전 수석은 “최근 일본이 도발한 ‘경제전쟁’ 상황에 대해 일본과 한국 양쪽의 ‘민족주의’ 모두가 문제라며 ‘양비론’을 펼치고 ‘민족감정’ 호소는 곤란하다고 훈계하는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이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조 전 수석은 “이들은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전개하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냉소적 평가를 던지고 ‘이성적 대응’을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문제 상황에서 양비론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라면서 “외국이 침공했는데 ‘우리나라에도 문제가 있잖아?’라고 말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조 전 수석은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냉소를 던지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조 전 수석은 “불매운동에 대한 냉소는 ‘의병’과 ‘독립군’에 대한 비하의 현대판”이라면서 “우매한 나로서는 이러한 고담준론(高談峻論)은 못하겠다”고 올렸다.
조 전 수석의 이런 발언은 최근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올린 일본 불매운동 비하 표현에 대한 반박으로 받아들여진다.
차 전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조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플래카드 게첩(揭帖·내붙임) 사건은 완전 패착”이라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수출 금지 조치가 주요 공격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당 중앙당 사무처가 지난달 26일 전국 당원협의회에 일본 수출 규제 중단과 KBS 수신료 거부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게시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을 비판한 것이다.
차 전 의원은 “문재인에게 징용 문제를 제3국 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거 주장한다고 아베 편을 드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에 대해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 한국 주력품목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을 단행했는데 차 전 의원이 말하는 징용 문제의 ‘제3국 중재위원회 회부’를 한국 정부에 똑같이 요구하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그래야 협상의 길도 열리고, 유리한 협상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국민적 분노를 무시·배제하는 ‘이성적 대응’은 자발적 무장해제일 뿐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건 야건, 진보건 보수건,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확실히 하자”면서 “‘피’(彼)와 ‘아’(我)를 분명히 하자. 모든 힘을 모아 반격하자”고 주장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 이후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벌어질 모든 책임, 일본 정부에 있다”고 발언한 뉴스 동영상과 아베 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규탄 집회 모습을 페이스북에 나란히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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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6일 민정수석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일자리 수석에 황덕순 일자리기획비서관, 시민사회수석에 김거성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조국 전 민정수석이 춘추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의 신임 수석 인선발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7.26
연합뉴스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신임 수석 인선안을 발표했다. 인선안 발표 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이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일자리수석에 황덕순 일자리기획비서관, 시민사회수석에 김거성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을 임명했다. 2019.7.26
연합뉴스 -
김조원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왼쪽)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과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일자리수석비서관에 황덕순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김거성 사회복지법인 송죽원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2019.7.26
뉴스1 -
조국 전 민정수석,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임 수석 인선안 발표에 참석하고 있다.2019. 7. 26.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신임 수석 인선안을 발표를 마친 뒤 조국 전 민정수석과 포옹하고 있다.2019. 7. 26.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신임 수석 인선안을 발표했다. 인선안 발표 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이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일자리수석에 황덕순 일자리기획비서관, 시민사회수석에 김거성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을 임명했다. 2019.7.26
연합뉴스 -
청와대는 26일 민정수석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일자리 수석에 황덕순 일자리기획비서관, 시민사회수석에 김거성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춘추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의 발표 후 조국 민정수석이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이용선 시민사회수석과 김거성 신임 시민사회수석. 2019.7.26
연합뉴스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신임 수석 인선안을 발표 후 떠나는 수석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노영민 비서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2019.7.26
연합뉴스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신임 수석 인선안을 발표했다. 인선안 발표 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이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일자리수석에 황덕순 일자리기획비서관, 시민사회수석에 김거성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을 임명했다. 2019.7.26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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