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을 꼭 찾아오겠다’던 남편이 소식도 없이 세상을 떠나버린 사실을 파악한 서씨는 2017년이 돼서야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수사력을 총동원해 딸들의 행방을 추적했다.
단서라고는 ’첫째 딸은 익산, 둘째 딸은 영아원으로 보냈다‘는 남편의 말이 전부였다.
경찰은 미선씨가 맡겨졌던 전주영아원 기록을 통해 미국 시애틀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기록상 미선씨는 2살이던 1975년에 입양됐으며 영어 이름은 맬린 리터(Maelyn Ritter)였다.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맬린 리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세계어서 2명뿐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어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 동명인(Maelyn ritter)에게 메일을 보내 입양 여부를 확인, 미선씨를 찾아냈다. SNS를 통해 흩어졌던 가족을 찾아낸 순간이었다. 미선씨는 서씨와 유전자도 일치했다.
모녀는 지난 10일 서울의 해외입양연대 사무실에서 눈물로 재회했다. 미선씨는 미국에서 어엿하게 성장해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으로 변해있었다. 가정을 이룬 남편도 상봉 현장에 동반했다.
모녀는 12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둘째 딸을 품에 안은 소감과 첫째 딸을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서씨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가정형편과 남편의 독단으로 두 딸과 헤어졌지만 경찰의 도움으로 44년 만에 미선이를 만나게 됐다”며 “처음 보자마자 헤어졌을 당시의 미선이 모습이 겹치면서 눈물만 났다”고 울먹였다.
서씨는 ”큰딸도 찾고 싶다. 엄마에게 빵 사달라는 말을 참 많이 했다. 이제는 양껏 사줄 수 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많은 분이 도와주면 화선이도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애타는 심정을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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