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어린이 책] 첫 거미집 짓기, 너무 걱정 마~

조희선 기자
수정 2018-05-04 20:50
입력 2018-05-04 20:40
‘처음’만큼 가슴이 방망이질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설레지만 떨리기 마련이다.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남들만큼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지레 겁부터 난다. 아이뿐이랴. 어른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마다 어르신들이 하시는 이야기. “시간 지나면 다 별거 아니더라.”
이럴 땐 무작정 누군가의 말에 기대는 것도 방법이다. 나보다 하루라도 더 실을 뽑고 집을 만들어본 거미 선배들의 말을 실행으로 옮기기로 한 아기 거미처럼 말이다. 나무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다 아찔해진 아기 거미는 주변의 멋진 거미집을 보니 자신감이 없어진다.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순간 어디선가 불어온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아기 거미는 바람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자 다른 거미들의 말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꽁무니를 하늘로 치켜들고 있는 힘껏 힘을 내자 실을 뽑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 아기 거미의 첫 번째 집은 그렇게 완성됐다.
지금 눈앞에 닥친 일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아기 거미의 집 짓기를 가만히 살펴보는 것은 어떨지. 온갖 걱정에 한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는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아기 거미처럼 일단 뭐든 시작하면 언제 걱정했었냐는 듯 ‘별거 없다’는 말의 참뜻을 이해하는 순간을 마주할 수도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5-05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