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남성 4명 전원 북한인
심현희 기자
수정 2017-11-07 00:52
입력 2017-11-06 22:46
말레이 경찰, 北 배후설 확인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지 경찰 당국자 완 아지룰 니잠 체 완 아지즈는 도주한 남성 피의자 4명의 이름 등 신원을 공개했다.
그는 ‘하나모리’란 가명을 쓰며 김정남 암살을 현장에서 지휘한 동양인 남성의 정체가 북한 국적자 리재남(57)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여)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여)의 손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직접 발라주고 김정남을 공격하게 한 ‘장’과 ‘와이’(Y)의 진짜 이름은 홍송학(34)과 리지현(33)으로 확인됐다. 장과 와이 등이 김정남을 공격하는 사이 공항 내 호텔에서 체크아웃 절차를 밟은 ‘제임스’란 인물은 북한인 오종길(54)로 밝혀졌다.
이들 4명은 지난 1월 31일부터 차례로 말레이시아에 입국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김정남을 암살한 뒤 약 세 시간 만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여객기에 올랐고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항공편은 치외법권인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있다가 3월 말 출국이 허용된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 준비했다.
북한은 사망자가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평범한 북한 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리재남 등 4명이 이번 사건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1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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