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 시험에 사용된 일회용 생리대 제품명을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이 “앞으로 어떤 제품이 나와도 신뢰하고 쓰기 어렵겠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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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생리대 코너. 서울신문 DB
4일 식약처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는 여성환경연대 시험에 최근 논란이 된 깨끗한나라 ‘릴리안’에 더해 유한킴벌리, LG유니참, P&G 등 유명 브랜드 업체들의 주요 제품이 10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는 이 시험에서 10종 모두에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제품 명단이 공개되자 다양한 종류의 생리대를 사용한다는 김모(35)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씨는 “유명 브랜드의 제일 많이 팔리는 제품들까지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어떤 제품이 나와도 신뢰하고 쓰기 힘들 거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면 생리대는 빨아 쓰기가 너무 힘들 것 같으니 불편해도 생리 컵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를 키우는 데 기저귀는 다르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릴리안을 꾸준히 사용했다는 이모(33)씨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는데 인체에 유해한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무슨 말이냐”며 “지금 시중에 나온 웬만한 제품들은 다 언급됐는데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무엇을 쓰라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식약처가 계속 위해평가를 할 테니 기다리라는 얘기만 하는데 그러면 그때까지는 무엇을 쓰라는 거냐”며 “식약처의 위해평가를 믿을 수 있는 건지도 의심스럽고, 자기들 몸이면 그렇게 그냥 기다리라는 말만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면 불만이 나올 때마다 찔끔찔끔 무마하는 식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각종 정보와 향후 계획 등을 투명하게 발표했어야 하는데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