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기억, 작품에 녹아 있을 것”

조희선 기자
수정 2017-06-16 00:31
입력 2017-06-15 22:52
광화문서 무대로 돌아온 이해성 연출의 연극 ‘불량청년’
‘불량청년’은 자신의 밥벌이만 신경 쓸 뿐 사회 문제에는 전혀 관심 없는 28세 평범한 청년 김상복이 광화문 광장에서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의 동상 역할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시간여행을 통해 1921년 경성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비슷한 외모 때문에 김상옥으로 오해를 받는 김상복이 진짜 김상옥과 의열단 단원들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좇는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에 투신한 조선 청년들의 뜨거운 열정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짚는다.
광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작품을 올리게 된 이 연출가는 “물리적인 한계로 광장의 경험을 크게 반영하지는 못했다”면서도 “당시 체험과 정서적인 기억이 배어들어 갔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작품의 첫 장면이 인상적이다. 객석에 앉아 있던 한 취객이 무대에 등장하면서 동전을 던지며 극이 시작된다. 이는 이 연출가가 블랙텐트에서 만났던 한 중년 남성과의 에피소드를 무대화한 것이다.
그는 “매일같이 블랙텐트를 온 남자 분이 있었는데 객석에서 공연을 보다가 무대 쪽으로 동전을 툭툭 던지면서 공연을 방해했다”면서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지만 본인도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현재는 사회에서 배제되고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그런 식으로 자기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짠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쳤으면…”
이 작품은 ‘불량청년’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 초연했지만 2014년 ‘불령선인’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관객과 만났다. 이 연출가는 “청년들이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틀 속에서 조심스럽게 순응하고 복종하면서 사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초인이나 영웅은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아름다운 자기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지닌 별처럼 아름다움을 세상을 향해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6-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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