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취업 기회 박탈될라… ” 한국 유학생들도 불안
수정 2017-01-30 21:21
입력 2017-01-30 21:21
한편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에 대한 미국 입국금지 행정명령은 많은 생이별을 낳았다. 구글의 제품관리 담당자인 사나즈 아하리(34)는 임신 37주차에 접어들면서 부모님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캐나다에 사는 부모님이 손주를 보러 미국으로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산 때 부모님이 있어 줬으면 하는 아하리의 희망은 이뤄질 수 없게 됐다. 아하리와 아하리의 부모는 반이민 행정명령 대상국 중 하나인 이란 출신이어서다. 이란에서 태어난 아하리는 1996년 부모님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캐나다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를 받아 미국에서 일하게 됐다. 미국에서 일하면서 미국인 남편과 결혼하고 18개월 된 딸도 뒀지만, 하루아침에 가족도 못 만나는 신세가 됐다. 아하리가 캐나다로 가서 출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재입국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아하리에게 미국을 떠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구글에는 아하리 같은 입국 금지 국가 출신 직원이 18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 있는 미국 보안업체에서 통역사로 오래 일한 이라크인 라비브 알리는 긴 미국 입국 신청 절차 끝에 마침내 최근 비자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8일 카타르 국제공항에서 미국 텍사스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저지당했다. 그가 이라크의 사업체와 집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오르는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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