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로그] 할머니, 우린 잊지 않았습니다… 대학가 물들인 ‘노란 나비’
오세진 기자
수정 2016-03-03 01:42
입력 2016-03-02 23:02
일본 도쿄 주오대 역사학과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를 인터뷰한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요시미 교수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위안소 운영에 개입했다는 문서 자료를 최초로 발굴한 사람입니다. 그의 자료는 일본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에도 영향을 끼쳤죠.
그는 인터뷰 기사에서 “전쟁지의 위안소는 군 시설이다. 이 때문에 일본군과 일본 정부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글은 이화여대 학내 언론들이 힘을 합쳐 준비한 ‘도쿄를 물들인 노란 나비’라는 연재 기획의 첫 작품입니다.
최근 영화 ‘귀향’의 흥행 돌풍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학신문들도 갖가지 관련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이날 연세대의 ‘연세춘추’는 현행 중·고교 역사 교과서 17종에서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기술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보도에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오늘날 위안부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적은 교과서는 3종에 불과했고 보편적 인권의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교과서는 한 개에 그쳤다고 적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고려대의 ‘고대신문’은 위안부 문제를 전시마다 여성의 인권이 유린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의 한 부분으로 설명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 전시 여성 폭력의 원인 등을 심층 분석한 글이었습니다.
서울도서관 외벽에는 ‘나를 잊으셨나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생존 피해자 44명 중 한 명인 길원옥 할머니의 친필입니다. 학생들은 학보를 통해 그 물음에 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할머니, 우린 잊지 않았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6-03-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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