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효과’ 달라진 더민주

안석 기자
수정 2016-02-06 01:35
입력 2016-02-05 22:08
① 협상 채널 변화 ② 빨라진 결정 ③ 언론 프렌들리
당직자들은 김 위원장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최근 두 차례 조찬을 가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보통 국회의장실이 대표 비서실을 통해 회동 일정을 조율하지만 정 의장과 김 위원장은 직접 통화해 일정을 잡기 때문에 만난 사실을 알려 주지 않으면 당직자들은 알 길이 없다는 것. 당내에서는 ‘부산 선후배’ 사이인 ‘김무성-문재인’ 간 대화채널이 ‘정의화-김종인’ 채널로 바뀌며 국회 협상 풍경이 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핫라인이 가동되고 의사 결정도 빨라졌다. 김 위원장에게 대면보고한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당 대표들이 습관처럼 말하던 “다시 생각해 보자”는 말이 사라졌단다. “세부적인 것은 알아서 하라”고 ‘쿨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메시지 작성 과정에서도 자신의 의견만 짧게 전할 뿐 전적으로 담당자에게 맡긴다고 한다. 조사까지 의미를 부여하며 직접 메시지를 썼던 김한길 전 대표나 메시지 초안에 직접 첨삭했던 문재인 전 대표와 달리 선이 굵다는 평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을 따로 만들었다.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했던 과거 당 대표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판을 깔아 줄 테니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보라”는 것이다. 언론을 두려워하지 않는 김 위원장의 성격이 드러나는 사례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업무 스타일은 개인 성격뿐만 아니라 대선 주자급 대표들과 달리 의사 결정의 부담감이 적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비주류 의원 상당수가 탈당한 것도 이전에 비해 잡음이 적은 이유다. 물론 새누리당은 김 위원장의 고집이 조만간 드러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5일 “김 위원장은 ‘원톱’인 자신이 흔들리면 당 전체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일각의 우려처럼 될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6-02-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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