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도 중독되었다, 소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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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수정 2015-10-09 23:44
입력 2015-10-09 23:04
소금중독 대한민국/김성권 지음/북스코프/284쪽/1만 6500원

식재료의 유해성 여부는 늘 논쟁거리다.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가들 간의 대립각도 덩달아 날카로워져 대체 어느 쪽 주장을 믿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대표적인 식재료가 소금이다. 먹지 말라는 주장이 많을 법한데, 뜻밖에 국내 출간된 소금 관련 건강서 15종 중 몸에 이롭다는 책은 13종인 반면, 유해성을 지적한 책은 2권뿐이라고 한다. 새 책 ‘소금중독 대한민국’은 후자 쪽이다. 적절하게 섭취할 것을 주문하는 게 아니라 아예 먹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은 이처럼 소금을 안 먹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진화한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 가공식품과 외식에 숨어 있는 소금 등 소금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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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인의 80%가 ‘소금 중독’ 상태라고 본다. 소금의 중독성 기전이 마약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짠맛을 섭취하면 뇌의 중추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해 즐거움을 준다. 짠맛이 쾌락 반응을 유발하는 셈이다. 보통 음식이 입에 들어올 경우 혀의 맛봉오리에 있는 세포가 신호를 만들고 신경을 따라 뇌중추로 전달된다. 한데 혀의 짠맛 수용체에는 별도의 나트륨 통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빠르게 짠맛이 뇌로 전달된다. 이 통로를 이용하는 또 다른 물질은 마약이다. 원래는 생존에 필요한 소금의 짠맛을 빨리 구별하기 위해 만든 길이었는데, 이제 쾌락과 중독으로 이어지는 길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소금의 유해성이야 이제 상식이 됐다. 하루 섭취량을 1.5~5.9g 사이로 조절하면 많은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위암은 하루 3.1g 이하로 섭취할 때 발병률이 최소화되고, 3.75g 이하로 먹으면 고혈압에 이르지 않는다.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12.5g으로 세계보건기구 권장 섭취량(5g)의 세 배 가까이 된다.

문제는 어떻게 소금 중독에서 벗어날 것인가다. 핵심은 혀의 맛봉오리의 수명에 달렸다. 혀의 맛봉오리에는 1000여개의 세포가 있다. 보통 8~12일, 길게는 3주 동안 살다 새 세포로 교체된다. 이는 1주일 정도 지나면 소금 맛을 아는 세포들이 죽기 시작하고 짠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새 세포들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일주일만 소금을 줄이면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발을 내딛는 셈이고, 모든 맛봉오리가 수명을 다하는 12주 뒤면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5-10-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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