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격앙의 현장’으로… 실종자 가족 요구 직접 들어
수정 2014-04-18 11:07
입력 2014-04-18 00:00
전격 현장 방문 이모저모
“살려 주세요. 가지 마세요.”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단상을 내려오려 하자 일부 가족들은 절규했다. 단상 바로 앞에 앉아 있던 권지연양은 “가지 마”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누군가 “여기 6살(만 5세)짜리 아이가 혼자 살았는데 엄마 아빠는 (실종되고)없어요”라고 소개했던 그 아이였다. 막 병원에서 퇴원한 뒤 부모를 찾아주려는 고모의 손에 이끌려 온 길이었다. “아” 하며 탄식을 터뜨렸던 박 대통령은 권양에게 다가가 침통한 표정으로 쓰다듬었다. 몇몇은 “내 아이를 살려 내라”며 통곡했다.
진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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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 무릎 꿇고…조속한 구조 호소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는 도중 한 실종자 가족이 무릎을 꿇은 채 조속한 구조를 호소하고 있다.
진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실종자 가족 위로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 도착해 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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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대가하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도준석 pado@seoul.co.kr -
침몰 여객선 바라보는 대통령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전남 진도군 해상의 사고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구조상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진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찾은 박근혜 대통령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 해상에 침몰한 세월호 사고현장을 찾아 수색 구조작업중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있다.
진도 이언탁 utl@seoul.co.kr -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찾은 박근혜 대통령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 해상에 침몰한 세월호 사고현장을 찾아 수색 구조작업중인 지휘함의 해경들을 격려한뒤 경비함정으로 갈아타고 있다.
진도 이언탁 utl@seoul.co.kr -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찾은 박근혜 대통령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 해상에 침몰한 세월호 사고현장을 찾아 해경 경비함정에서 수색 구조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진도 이언탁 utl@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현장을 방문, 해경 경비함정에서 수색 및 구조작업 모습을 둘러본 뒤 지휘함인 3009함에서 다시 경비정함으로 건너오고 있다.
연합뉴스 -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 해상에 침몰한 세월호 사고현장을 찾아 해경 경비함정에서 수색 구조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가족들은 관계자들의 설명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나서 “천안함을 구조했던 분이 여기 와 있다”고 증명을 해 줘야 했다. 박 대통령은 “가족분들하고의 신뢰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설명을 해야지, 이게 안 돼서야 계속 애만 타지 않겠느냐”고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윗사람들이 말을 안 듣는다”는 주장에는 “그렇지 않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 “가시면 안 된다. 떠나고 나면 그대로다”라고 소리치자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 많이 속았다. 약속 이행을 직접 확인해 달라”는 한 가족의 호소에는 “전화번호 주세요. 제가 확인하겠다”며 당사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챙겨 가기도 했다. 최선을 약속하는 대목 등에서는 몇 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 주변에 서 있던 남녀 경호원들이 긴장할 만한 순간이 많았지만 우려했던 사태는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사고 당일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꼬박 지새웠다”고 전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실시간 보고를 받으며 상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 방문은 박 대통령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무궁화호 열차 구포역 전복 사고 때 현장을 들른 이후로 대통령의 사고 현장 방문은 전례가 없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4-04-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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