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安
수정 2014-03-10 02:55
입력 2014-03-10 00:00
安 측근들 공조직 무력화·그림자 정치에 배신감 토로
윤 의장은 지난 주말 한 언론에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한 게 파문을 일으키자 농담이었다고 한 걸음 뺐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농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구체적이고, 본심도 실린 듯 비쳐져 후유증 수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의장은 지난 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자(안철수 의원)가 나한테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 연기력이 많이 늘었다. 아카데미상을 줘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도 “창당 방식만 결정되면 떠난다. 싱가포르로 놀러 갈 생각”이라고까지 했다.
파문이 일자 윤 의장은 8일 기자들에게 “그냥 농담한 거다. 내가 농담을 잘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정치토크쇼에서 “끝까지 가봤어야 했다”면서 독자세력화 중단에 대해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의장은 새정치연합이 후보를 제대로 내서 끝까지 밀었더라면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동력이 생겼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창당 과정을 지켜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민주당의 진정성을 평가한 다음 그때 가서 내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안 의원도 8일 한국여성대회에 참석, “(윤 의장과는) 지금도 말을 나누고 있다. 조금 과장된 것 같다”고 윤 의장과의 불화설을 진화했다.
새정치연합 창당 핵심 인사 3명 등 측근들도 속속 안 의원 곁을 떠났다. 실무 사령탑이던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꿈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Dream)라는 글을 블로그에 남기고 이별을 선언했다. 이태규 새정치기획팀장도 통합 발표 이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사실상 안 의원 곁에서 멀어졌다. 윤석규 전략기획팀장도 이탈설이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2014-03-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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