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靑 정국해법 대화형식 놓고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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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8-08 00:00
입력 2013-08-08 00:00
야당의 장외투쟁 등 대치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담이 형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단독회담→3자회담→5자회담→단독회담’ 등 회담 형식을 두고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 등 민생문제와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 개성공단 사태, 일본 우경화 등 안팎의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민과 민생이 우선이라고 외치는 정치권이 실제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형식만을 고집하며 신경전을 벌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력 부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안을 해결해야 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회담 내용도 아닌 형식에만 집착하면서 오히려 또 다른 분란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와 여야 모두 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7일 박 대통령이 전날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5자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박 대통령과의 양자 단독회담을 거듭 제안하며 5자회담을 거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천막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독회담이라는 것 자체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서 담판 짓자는 건데 여러 명이 둘러앉아서 하는 담판이 어디 있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전당대회 때부터 말한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은 계속된다”고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앞서 김 대표는 노웅래 비서실장이 읽은 입장 발표를 통해 “제1야당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사흘 만에 다자회담 제안으로 답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현 정국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그에 따른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가 5자회담 역제안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다시 공을 넘겨받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5자회담’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치정국’이 ‘대화정국’으로 바뀌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을 위해 만나 산적한 현안을 논의하는 게 좋다고 보는데 안타깝다”며 “청와대는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야가 거리를 좁혀 회담이 조속히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최경환 원내대표도 “대통령과 양당 대표·원내대표가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2013-08-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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