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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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12-12 00:40
입력 2012-12-12 00:00

아동강간죄 권고형량, 살인죄 기본형량보다 2배 높아

살인죄 양형기준이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사회적 비난이 높아진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기준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살인죄 형량이 낮아진 기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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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법관들이 생명 경시 풍조가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합의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4월 살인죄 양형기준 개정안을 최종 확정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법관 70여명은 지난 10일 하반기 형사법관 회의를 했다. 해마다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회의에서 법관들은 소위원회별로 연구 성과물을 발표하고 재판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회의에서 주된 논점이 됐던 것은 살인죄와 성범죄의 양형기준. 국회는 최근 성범죄 관련 법률을 개정해 법정형을 크게 상향했다. 그 결과 일부 성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이 살인죄보다 높아졌다. 지난 7월 1일 시행된 양형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 강간죄의 기본 권고형량인 징역 8~12년은 ‘참작할 만한 동기’가 인정되는 살인 기본형량(징역 4~6년)의 두 배다. 지난달 시비 끝에 포클레인으로 공사 책임자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반면 지난 5일 내연녀의 딸(16)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에게는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살인죄보다 성범죄가 더 높은 처벌을 받은 것이다.

앞서 형사법관 회의 소위인 양형 연구회는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판사들이 양형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판사는 “실무를 보는 입장에서 양형 기준을 적용해 보니 살인죄 형량이 너무 낮았다.”면서 “최근 동기가 불투명하고 수법이 잔인한 살인 범죄가 많은데,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극단의 범죄인 만큼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양형위에서도 이 같은 실무 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형위 관계자는 “전달되는 의견들을 모두 청취, 종합 검토 중”이라면서 “성범죄 양형기준이 또 한 번 일부 바뀔 예정이므로 그에 맞춰 내년 2월부터 살인죄도 본격적인 양형 논의를 거쳐 3기 양형위의 임기 만료 전인 4월 중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의에서는 그 밖에 형사절차상 피해자 진술권, 강제채혈과 영장주의, 디지털 증거 조사 방법 등이 논의됐다. 또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현재 특별 감경인자로 정해져 있는 ‘처벌불원’(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의 적정성과 삭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졌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2012-12-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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