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첫 세계인 혜초와 함께하는 여행
수정 2010-12-18 00:00
입력 2010-12-18 00:00
【혜초의 대여행기 왕오천축국전】 강윤봉 지음 두레아이들 펴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왕오천축국전’이 지난 14일 한국땅을 밟았다. 727년 혜초에 의해 기록된 이후 1283년 만이다. 7세기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여행기 중 하나로 꼽히는 ‘왕오천축국전’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는 것 또한 세계 최초다.
‘혜초의 대여행기 왕오천축국전’(강윤봉 지음, 정수일 감수, 두레아이들 펴냄)은 무구한 세월 동안 타국을 떠돌다 고향에 돌아온 이 국보급 고전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게 풀어 쓴 책이다. 한국문명교류연구소에서 펴내는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청소년 교양총서’ 시리즈 중 첫 번째다.
책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고전을 해석한 책 대부분이 원전을 이용하기보다는 저자의 주관적 해석이 주를 이루는 경향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되도록 원전을 그대로 인용하고, 쉽게 풀이해 원전의 뜻을 충실히 살리고 있다. 또 하나는, 저자와 감수자는 물론, 박진호 문화재 디지털 복원 전문가가 제공한 자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까지, ‘왕오천축국전’과 관련된 다양한 사진과 자료들을 최대한 실었다는 것이다. 비록 고전이지만 청소년 독자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현장성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책은 719년(신라 성덕왕 18년) 당시 16세의 앳된 소년이었던 혜초가 부처의 가르침을 좇아 당나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싣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어 인도를 동·서·남·북·중 다섯 개 지역으로 나눈 오천축국(五天竺國)과 대식(아랍 국가들을 이르는 말) 등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인’이었던 혜초가 밟았던 길을 꼼꼼하게 따라간다. 간간이 무소유의 이념에 따라 알몸으로 다니는 인도 자이나교의 천의파 이야기, 부처의 전생이었던 사슴이야기 등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만한 내용도 담았다. 책 말미에는 ‘혜초 연표’와 ‘한국사와 세계사 비교연표’를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12-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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