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재검토…청라·영종지구 ‘충격’
수정 2010-08-06 15:38
입력 2010-08-06 00:00
부동산 업자들 “지금도 바닥인데…” 우려
특히 청라지구와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그동안 사업 추진 부진으로 프리미엄이 떨어진데다 거래도 끊겼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라지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최모(42)씨는 6일 “청라지구 아파트는 다 분양이 됐다.여기서 경제자유구역을 철회한다거나 축소한다면 주민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지금도 초창기에 비싸게 분양된 아파트에는 역(逆)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데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라지구 내 아파트 중에서 6억5천만원에 분양된 50평형대 아파트가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최씨는 귀띔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자도 “평당 1천300만원에 분양된 아파트가 1억8천만원이나 떨어져 매물로 나왔는데 2∼3개월이 지나도 산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대출이자가 부담스러워 아파트를 내놓고 있는데 경제자유구역마저 재조정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의 영향으로 청라지구가 애초 계획한 ‘국제도시’가 아니라 ‘베드타운’(대도시 주변의 주택 밀집 지역)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조성이 시작된 청라지구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는 개발프로젝트가 겨우 골프장 건설 정도이기 때문이다.
LH는 한국토지공사 시절 청라지구 내 투자유치용지 대부분을 국제업무타운,테마파크형 골프장,테마형 레저·스포츠단지 등 3개 대형 프로젝트로 나눠 각각 사업자를 선정했지만,대부분의 사업추진이 부진한 상태다.
한 부동산업자는 “경제자유구역이 재조정된다면 청라지구는 베드타운화하는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이란 이름 덕에 사람들이 관심을 뒀는데 이제 그마저 무산되면 청라지구의 프리미엄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은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지역 부동산 업자들은 “이미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는데 앞으로는 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신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조모(51.여)씨는 정부 계획에 대해 다짜고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도대체 영종도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조씨는 “지금도 아파트는 기존 가격보다 30∼40% 이상 떨어졌고,경제자유구역에 수용된다고 해서 빚을 내 무리하게 건물을 지은 사람들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조씨는 “정부가 대책 없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남발했다가 이제 와 지정 취소를 하려 한다”며 “만약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취소되면 그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으며 억눌려 있던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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