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황토방의 매력
수정 2010-01-25 00:00
입력 2010-01-25 00:00
땀이라는 게 이렇게 빼나 저렇게 빼나 모두 인체가 열을 방출한 결과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거지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을 바꾸기로 합니다. 언젠가 가족들과 황토방에서 땀을 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도심 사우나나 교외의 황토방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느꼈지요.
그런데 어디선가 땀냄새 섞인 흙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듭니다. 모두에게 정겨운 바로 그 흙냄샙니다. 흙냄새를 맡는 순간 어린 시절을 보낸 황토 구들이 생각납니다. 횟가루포대 종이에 기름을 먹인 장판 곳곳이 닳아 좁쌀 같은 구멍이 나있고, 손끝으로 툭툭 방바닥을 건드리면 그 구멍으로 풀풀 새어나는 먼지와 거기서 풍기던 흙냄새.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그것은 우리가 잊어버린 향수였습니다. 사우나에도 목욕탕에도 없는 향수가 황토방에는 있었던 것입니다. 원적외선이니 뭐니 하지만 역시 황토방의 매력은 향수 아닐까요? 다들 한번 가서 직접 느껴 보시지요.
jeshim@seoul.co.kr
2010-01-2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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