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마음의 눈금/김성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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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05 12:52
입력 2009-12-05 12:00
유난히 숫자에 약한 탓에 집에선 숫자치(?) 별명이 붙은 지 오래다. 주변엔 숫자며 수리에 밝은 이들도 많건만, 어찌 그리 수에 약한 것인지. 타고난 천성의 약점인가 보다. 아니 게으른 탓이 클 것이다. 복잡한 계산이며 수 읽기엔 손사래부터 쳐대니 숫자치 놀림은 감수해야 할 판. 맘먹고 개선 노력도 해봤지만 변화가 없다. 구제불능인가 보다.

평소와 달리 숫자에 민감할 때가 있다. 거실 체중기 눈금을 보면 예민해진다. 오랜 당뇨병 탓에 체중이 준다. 경각심 차원에서 아침 저녁 몸을 얹곤 두 눈 부릅뜬 채 눈금을 정교하게 읽어낸다. 조석으로 반복되는 숫자치의 변신에 가족들의 놀림이 쏟아지지만 놀림이 대수인가. 변신은 계속될 것 같다.



아들 녀석의 몸이 불덩어리다. 같은반 친구 몇 명이 신종플루로 결석했다니 걱정이 앞선다. 온도계를 녀석의 겨드랑이에 넣었다 뺐다 하기를 서너번. 오르락내리락하는 온도계 눈금 따라 맘도 좋아졌다 언짢아졌다 반복한다. 눈금 따라 변화무쌍한 마음. 숫자치도 마음의 병인 것인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09-12-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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