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명명(命名)/이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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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05 12:52
입력 2009-12-05 12:00
누구의 명으로 저토록 명료한 이름을 받았나

붉은 잎이 다닥다닥 매달린 나무에

걸려있는 패찰

붉나무

붉나무 붉은 잎

부르는 것만으로도 붉나무 모습은 선명해지네

이미 반쯤은 들키고 있네

살아오는 순간마다 서투르게 붙여준

내게서 떠난 무수한 명제들은

어디에서 패찰이 되어 들키고 있는지

맞춤한 이름 하나 받들기 위해

얼굴이 붉어지도록 안간힘을 다했을 저 나무는

그래서 잃어버린 이름도 없을 것인데

붉나무 붉은 잎이 더욱 붉어지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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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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