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운용 “자율권 침해… 항소할 것”
이정철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는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운용사의 자율권을 지키는 데 상당한 문제가 있는 판결”이라면서 “업계 전반의 문제로 보고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처 바꾼 경우… 확대적용 한계”
문제가 된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투스타파생상품 KW-8호’는 980여명의 투자자에게 284억원어치를 팔았으며, 현재 3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52명이 낸 첫 소송에서 1심 법원은 지난 6월 우리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줬으며,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어 218명이 낸 이번 소송에서는 투자자들이 승소했으며, 81명이 낸 소송은 다음달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우리자산운용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율촌의 조상욱 변호사는 “같은 법원에서 2건의 재판 결과가 180도 다르다.”면서 “KW-8호의 투자설명서에는 거래상대방이 기재돼 있으나 거래상대방을 임의로 변경하지 못한다는 제한 내용은 없다.”며 “관련 법규와 펀드의 약관 어디에도 거래상대방을 변경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기 때문에 이번 판결을 약정 위반으로 인정할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 입장에서는 배상해야 할 금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 펀드가 속출하자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관련 분쟁과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운용사가 중간에 거래처를 바꾼 특수한 경우로 다른 펀드 소송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 책임론도 제기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금융 지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비자들이 고위험 첨단 금융상품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금융당국의 인력과 조직 구조의 한계 때문에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소비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