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의욕적으로 설정해야/김승도 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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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1-18 12:56
입력 2009-11-18 12:00
우리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우리나라는 역시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저력이 있는 국가임을 새삼 떠올린다. 이러한 우리 기업의 역량을 고려할 때 최근 현안으로 부상한 온실가스 중기 감축목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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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도 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
김승도 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
정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2005년 대비 -4% 감축안을 확정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2020년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2005년 대비 +8% 증가(1안), 2005년 수준 동결(2안), 2005년 대비 -4% 감축(3안) 등 세 가지 안을 제시했었다.

논의 과정에서 산업계는 무리하게 온실가스를 줄이면 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시나리오 1안을 지지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가 녹색산업을 발전시키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다며 3안 또는 3안보다 강화된 안을 요구했었다. 국가 차원에서 왜 3안을 확정했는지 국제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첫째, 주요 국가들이 과감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1990년 대비 20%를 감축하겠다고 제시했으며, 최대 30%까지도 감축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일본 민주당 정부는 기존 감축공약인 1990년 대비 8%에서 진일보한 1990년 대비 25% 감축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지난 9월 인도네시아는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한 미래 온실가스 배출량(BAU) 대비 26%, 선진국 지원시 41%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에 과감한 감축목표를 설정하라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내년에 G20 회의를 유치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G20 회의 유치를 통해 세계 주요 경제 이슈 논의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돼 우리나라의 국제위상 제고 및 외교지평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셋째, 우리가 이번에 발표하는 방식은 의무감축 방식이 아닌 자발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의무 감축국인 선진국을 설득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목표치를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내부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산업계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도 곤란한 일이다. 이번에 확정된 발표안이 산업계에 어떤 부담을 줄지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녹색기술 및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담이 적고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면 과연 녹색기술 및 산업이 발전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조금 부담스러운 목표가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둘째,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업이 요구하는 미래 배출량을 대부분 반영했고, 향후 저탄소 기술개발·저탄소 녹색산업 확대에 따른 고려나, 국민의 행태변화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셋째, 녹색성장위원회 발표 자료를 보면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해 경제적 비용이 수반되지만 이는 일본·미국보다 적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오히려 정부가 녹색성장 추진에 매년 GDP의 2%를 투입하게 되면 GDP 3.5~4% 수준의 추가 생산 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즉 경제적 비용을 감안해도 이득이 되는 셈이다.

끝으로 산업체에서는 규제에 대해 거부감이 높으나, 합리적인 규제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처음에는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저탄소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선진국의 일류기업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저력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김승도 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
2009-11-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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