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마마보이/오일만 논설위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11-02 12:50
입력 2009-11-02 12:00
어느 술자리에서 ‘외국어 고등학교’가 화제가 됐다. 외고 출신들이 각종 고시를 휩쓰는 현실 때문이다. 우수한 영재들이라 ‘당연하다.’는 반응이 대세였다. 그때 돌연 고위관료 한 분이 반기를 든다. “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씀이에요…”. 말씀인즉, 부하 직원 가운데 외고 출신들이 단연 머리는 좋으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 손에 이끌려 각종 학원·과외를 전전하면서 단순한 ‘시험 기계’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말을 받은 한 교수는 창의력 부재의 문제는 외고 출신에 국한되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스스로 추진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푸념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 특히 ‘엄마’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창의력이 부족한 암기식 교육 풍토를 주범으로 꼽았다. ‘양식장’에 갇혀 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대어보다 망망대해에서 스스로 먹이를 찾는 ‘자연산’이 생존능력이 뛰어난 법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09-11-0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