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 청렴 평가 객관성 확보 첫발 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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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0-15 12:56
입력 2009-10-15 12:00
이재오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공직자비리수사기구 신설 검토 방침에 이어 수사 및 기소권이 없는 권익위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감사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과 함께 ‘5개 반부패 기관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겠다는 구상을 그제 내놓았다. 특히 2급 이상 정부 고위공직자와 선출직 공무원 1500명, 공공기관 임원 1500명 등 모두 3000명을 대상으로 개인별 청렴도를 평가해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발언으로 공직사회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우리는 ‘반부패, 청렴’ 공직자를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으로 삼자는 이 위원장의 큰 그림에 공감한다. 권익위가 실시하고 있는 기관 청렴도 평가만으로는 공직사회가 꿈쩍도 않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의 최대 관심사인 진급 및 인사 관련 서류에는 ‘청렴성’이라는 항목이 항상 따라다니지만 이를 계량화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위원장의 구상대로 기관 청렴도에 순위를 매겨 연속 하위기관에 불이익을 주거나, 개인별 청렴도를 제대로 평가한다면 ‘깨끗한 나라’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문제는 평가방법이다. 아직 구체적인 복안은 없는 듯하다.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점수 계량화 방안을 용역 등을 통해 만들겠다는 얘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성이 담보된 평가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평가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점수화된 청렴도의 확보는 모든 고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의 ‘생살여탈권’을 손에 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대상을 선출직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선출직의 평가는 투표로 이뤄진다. 방법이 정교하지 못해 실패한 정책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2009-10-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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