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NEWS] 경기 부양책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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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0-14 12:58
입력 2009-10-14 12:00

車세제지원에 소형차 판매 급감… 감세정책에 가난한 지자체 울상

정부가 어떤 정책을 만드는 데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방향과는 다른 갈래의 결과가 수반돼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거나 역효과로 이어지는 경우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비정규직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로 이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강제하면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업주들이 2년이 되기 전에 고용계약을 종료할 가능성은 간과한 것이다.

그동안 취해진 경제정책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식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져 보다 면밀한 정책적 고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저소득층 고용 지원을 위해 시행된 ‘희망근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공공근로 일자리를 20%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올 6월 희망근로 사업이 시작되면서 기존 공공근로 참여자들이 대거 희망근로로 이동했고, 지자체들도 공공근로 사업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대도시의 노인 일자리도 희망근로 시행 이후 6.5%가 감소했다.

지난 5월부터 대기환경 개선과 자동차 업계 지원을 위해 노후차를 교체하는 사람에게 최고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 준 것도 엉뚱하게 기름을 많이 먹는 중·대형차의 판매비중 확대로 이어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노후차 교체 지원이 시작되기 전인 올 1~4월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3.6%를 차지했던 경차 비중은 5~8월 9.9%로 줄었다. 소형차와 준중형차 비중도 같은 기간 2.6%에서 2.3%로, 63.4%에서 60.5%로 각각 줄었다. 반면 중·대형 승용차 비중은 20.3%에서 27.3%로 늘었다. 세금을 일률적으로 감면하면서 중·대형차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 탓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경차와 소형차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큰 틀의 친환경 정책방향에 역행한 것이다.

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가 가난한 지자체들에 집중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에 따르면 정부 감세 정책에 따른 1인당 세입 감소액은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인 전남이 143만원으로 16개 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 강원, 경북, 전북, 제주, 충남 등 재정이 취약한 다른 지자체들도 감소액이 100만원 이상이었다. 반면 재정 여력이 높은 수도권과 광역시는 감소액이 대체로 50만원 이하였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에는 대상이 되는 경제주체들의 행동이나 상태 변화를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고 사후에는 면밀한 평가를 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균 이경주기자 windsea@seoul.co.kr
2009-10-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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