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종플루 치료 거점병원서 감염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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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9-12 00:00
입력 2009-09-12 00:00
신종플루 환자를 격리치료하는 거점병원에서 지난 4월부터 당뇨합병증으로 입원 중이던 60대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실이 어제 밝혀졌다. 신종플루 환자가 이틀 새 1368명이나 급증하면서 757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치료 거점병원에서 감염하는 사례가 처음 발생했다. ‘치료거점’ 병원이 ‘전염거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현실화한 것이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공기 내 급속 전염을 막기 위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거점병원이 많다.”면서 “병원을 왔다 갔거나 입원 중인 만성 내과질환 환자의 교차 감염이 있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전국 455곳 중 2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격리치료용 외래 별도공간이 없는 곳이 7곳(30%)이었고, 입원 격리 병상을 갖추지 못한 병원도 3곳(13%)이었다. 조사대상이 대학병원급 거점병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중소병원의 실태는 불문가지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 중이므로 조만간 정확한 감염경로가 드러나겠지만,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경각심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이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보호자나 방문객에 의한 병원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소지가 크다. 우선 면회객 등 병원 방문객에 대한 통제 강화대책이 시급하다. 또 의료계에서 제기하는 진료 이원화를 검토해야 한다. 각 지역 의료원이나 중소거점병원에서 신종플루의 진단과 치료를 맡고, 확진 환자 가운데 중환자만 종합병원에서 집중치료하자는 방안이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됐다는 보고가 미국에서 전해졌다. 신종플루와의 전쟁은 지금부터다.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
2009-09-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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