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금융감독제도 개선해야/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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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9-01 00:40
입력 2009-09-01 00:00
금융위기가 점차 진정국면으로 들면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금융감독 정책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이번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이 국내 은행들의 과도한 외화차입과 무리한 은행대출에 있고 이는 현행 금융감독체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똑같이 이번 위기도 우리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값싼 금리로 많은 외채를 빌려와 수익을 남기려 했고 가계와 부동산 등에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면서 초래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금융감독체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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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먼저 거시적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에 금융감독의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금융감독 당국은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에만 치중해 경기침체나 부동산가격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 등 거시적 금융환경의 변화가 개별금융기관을 부실화시킬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지 못했다. 미시적 감독에만 치중해 왔으며 거시적 건전성 확보에 소홀했던 것이다. 이는 마치 숲이 불타고 있는데 숲 속에 있는 자기 나무에 물만 주고 있는 우를 범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금융감독당국은 거시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하며 또한 통화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은행과의 협력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거시적 건전성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다음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좀더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도록 감독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에서는 그동안의 정부규제를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금융감독에 있어 정책수립과 집행기능을 분리시켰다. 금융위원회는 정책수립을, 그리고 금융감독원은 집행을 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위기가 발생하면서 분리되어 있는 두 기관 간에 정보교환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정책과 집행 사이에 있어서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해 금융위기를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자본자유화가 된 상황에서 그리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과 같은 대외적 충격은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 예상되며 금융감독 역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좀더 긴밀하게 협조가 가능한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금융업무에 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경기침체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실과 이로 인한 금융위기를 염려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금융위기보다는 외환이 부족해 발생할 수 있는 외환위기를 우려했다. 이는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외국인 주식투자의 비중과 은행들의 외화차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 때문이었다.

외환부문의 중요성에 비해 우리의 외환관련 체제는 분산돼 위기대처에 취약하다. 외환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과 한국은행 국제국이 담당하고 있고 감독 역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분산되어 있어 어느 기관이 책임기관인지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담당기관과의 협조체제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전에 외채에 대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기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도 어렵다. 외환부문에 있어 외환담당기관들과 감독당국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금융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규제와 감독은 완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서와 같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행동이 국가경제를 위기로 빠지게 할 경우에는 필요한 규제와 감독은 강화되어야 하며 감독체제 또한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과 같이 금융위기를 반복적으로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지금은 금융감독체제의 개선을 서둘러야 할 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2009-09-0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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