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철폐·독립 주장 ‘제2의 티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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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7-07 00:56
입력 2009-07-07 00:00
│우루무치 박홍환특파원│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가 ‘제2의 티베트’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졌다. 1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우루무치(烏木齊) 시위의 향후 전개 양상도 주목되지만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의 대대적 검거 선풍이 예상되면서 제2, 제3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규모 유혈시위는 여러 면에서 지난해 발생한 티베트 라싸(拉薩) 봉기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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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위구르족 시위대는 한족 행인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차량과 상점을 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라싸 유혈시위 당시에도 티베트인 시위대는 한족이 운영하는 상점 등을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5일 오후 5시쯤 우루무치시 인민광장과 해방로 등에 집결한 3000여명의 시위대는 위구르족에 대한 차별철폐, 신장의 분리독립 등을 주장하며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 말 광둥(廣東)성 사오관(韶關)의 완구공장에서 벌어진 한족과 위구르족 직원들간의 집단 유혈충돌 당시 공안(경찰)이 한족 편에서 사태를 방관했다며 흥분했다. 당시 충돌로 2명의 위구르인이 사망했는데 한족 직원들이 위구르족 직원들을 집단폭행할 당시 출동한 경찰이 개입하지 않아 위구르인들의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1만여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경찰의 진압이 시작되자 시내버스 등에 불을 붙여 바리케이드를 삼고 대치했다. 일부 시위대는 행인들을 상대로 폭행하고 상점 등도 파손했다. 경찰은 시위가 거세지자 전기봉을 사용해 무차별 구타하거나 경고 사격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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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당국은 위구르 분리주의 세력들이 분리독립을 위해 치밀한 준비를 거쳐 이번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동자로는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족 지도자인 레비야 카디르 재미(在美) 위구르협회장을 꼽았다.

누얼 바이커리(努爾 白克力) 신장자치구 주석은 “외부에서 지휘하고 내부에서 행동에 옮긴 조직적인 폭력 사건”이라고 이번 시위를 규정한 뒤 “조국의 분열 활동은 반드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이례적으로 이번 사태를 신속하게 내보냈다. 6일 오전부터는 시위 현장의 불타는 차량 등을 TV방송을 통해 내보내기도 했다. 시위대의 ‘폭행, 파괴, 약탈행위’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이 역시 지난해 라싸 시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어차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될 바에야 신속하게 공개하고, 시위대의 불법성을 부각시키자는 취지로 엿보인다.

라싸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대대적 검거 선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안 당국은 이미 현장에서 300명 이상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주동자 검거를 위한 대대적 수사의 필요성도 역설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2009-07-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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