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가지 이야기… 우리 아이 생각주머니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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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6-06 00:50
입력 2009-06-06 00:00

【 동전 한 닢의 힘 】

아이들의 생각의 싹을 틔우는 데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창의력 증진을 내세우는 학습지를 골라주거나 두뇌 트레이닝을 시켜준다는 오락기를 사주라는 게 아니다. 사소한 놀이라도 함께 해주고 시시한 이야기라도 함께 나누는, 상호작용이 아이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준다는 것이다.

‘동전 한 닢의 힘(조지 섀넌 글·피터 시스 그림, 김재영 옮김, 베틀북 펴냄)’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대화의 창을 여는 데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세계 각국의 옛 이야기에서 따온 열네 편의 짤막한 동화는 마지막에 한결같이 물음을 던진다.

#1. 황제는 바닥에 선을 하나 그었다. “이 선을 짧게 만들어 보아라. 하지만 눈꼽만큼도 지우면 안 되느니라!” 황제와 사람들은 어릿광대가 선을 조금도 지우지 않고 짧게 만드는 것을 보었다. 과연 어떻게 했을까? (선 짧게 만들기)

#2. 동물의 왕 사자는 자신의 입 냄새가 좋은지 나쁜지 신하들에게 묻는다. 나쁘다고 하면 기분이 나빠서, 좋다고 하면 아첨을 한다고 신하들을 잡아먹는다. 똑같은 질문을 받은 여우는 목숨도 보전하고 동정심까지 얻게 된다. 어떻게 했을까? (사자의 신하들)

난센스 퀴즈 같기도 하고 수수께끼 같기도 한 이야기의 해답을 찾기 위해 아이와 함께 궁리해보라.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라고 묻는다면 아이들은 분명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보따리를 마음껏 풀어놓을 것이다. 왕성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에 비해 각 편마다 끝에 하나의 해결책이 제시돼 있는 점이 다소 아쉽다. 사고와 말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지만 사고의 틀을 제한하는 부작용도 지니고 있다. 세상 일 가운데 수학 문제처럼 하나의 답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은가. 아이가 책에 나온 대로 똑 떨어지는 대답을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자유롭게 상상 속에서 마구 뛰어놀도록 열린 마음으로 읽는 자세가 요구된다. 7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9-06-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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