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소토마요르/김종면 논설위원
수정 2009-05-28 00:52
입력 2009-05-28 00:00
연방대법관 임명을 놓고 미국 사회는 보수·진보세력 간에 적잖은 긴장과 대립을 보여 왔다. 대법관 한 명의 성향에 따라 주요정책 방향이 바뀌고 사회 전체의 보수·진보 구도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보수의 성채’를 쌓으려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친구인 해리어트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을 대법관에 지명했다가 24일만에 자진 철회, 정치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15년만에 민주당 소속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에 지명된 소토마요르는 무기소지권을 엄격하게 해석해 보수파의 공격을 받는 등 진보성향 인물로 분류된다. 그가 합류하면 총 9명으로 구성되는 미 대법원의 성향은 진보와 보수가 4대5를 이루게 된다. 현재 유일한 여성 대법관인 긴스버그(76)는 얼마전 “대법관이 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동료 대법관들이 내 주장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2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 대법원 사회에서도 성차별 풍토가 있는 모양이다. 미국 사회를 조용히 쥐고 흔드는 ‘세계 최고의 직업’. 소아당뇨의 아픔과 이혼, 소수인종의 핸디캡을 딛고 일어선 소토마요르가 보수·진보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법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 법관사회에서도 반면이 아니라,정면(正面)교사로 삼을 수 있게 말이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05-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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