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국상기간 추모 못할망정 초상집에 폭탄 던진 꼴”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05-26 00:54
입력 2009-05-26 00:00

분노하는 시민·시민단체

25일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라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국상기간에는 하던 전쟁도 중단하는 법”이라며 격앙된 반응도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대한민국이 어수선한 틈을 이용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북한의 속셈을 정확히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회사원 한인철(39)씨는 “고도로 계산된 북한의 책략”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때문에 국내는 정신이 없어 반발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외에 힘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라면서 “말려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박민용(29)씨는 “핵실험을 꼭 지금 해야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면서 “같은 한민족으로서 한반도 평화에 큰 공헌을 한 노 전 대통령을 위해 최소한 장례 기간 동안 추모는 못할지라도 돌발 행동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배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공인중개사 이정은(52·여)씨는 “정치인들이 우왕좌왕하는 걸 보니 정말 정부가 난처하게 된 것 같다.”면서 “현 정부들어 개성공단도 중단되고, 남북관계도 완전히 단절됐는데 지혜를 잘 모아서 극복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인터넷으로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며 자신의 생각을 올렸다. 아이디 ‘prince038’은 “이 시기에 핵실험이라니 말문이 막힌다.”면서 “무턱대고 강도 높은 제재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썼다. 아이디 ‘파란이’는 “직접 만나서 남북화합 선언까지 채택한 국가원수가 돌아가셨는데 정말 실망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북한의 핵실험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이번 핵실험은 말 그대로 초상집에 폭탄을 던진 것과 같다.”면서 “남한 전체가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애통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험에 불쾌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핵실험에 대해 “안보상 위협일 뿐 아니라 지금의 국내 상황상 남남갈등이라는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될 것까지 우려된다.”면서 “정부는 대북문제에 대한 갈팡질팡 행보를 멈추고 엄정하고 단호한 원칙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훈 오달란기자 hunmam@seoul.co.kr
2009-05-26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