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분실·도난 신고’ 긴급땐 가족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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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13 01:10
입력 2009-05-13 00:00

접수거부로 피해발생 80% 배상

다급한 상황이라면 반드시 본인이 아니더라도 현금카드의 분실·도난 신고는 받아줘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결과가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이 부인의 카드 분실 신고를 받아주지 않아 금전적 손해를 봤다며 A씨가 낸 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피해액의 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회사원 A씨는 지난해 7월 새벽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강도에게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를 모두 뺏겼다. 강도는 이 신용카드를 쓰기 위해 은행에 들렀지만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했고 이는 A씨 부인의 휴대전화로 그대로 통보됐다. 부인은 늦은 시간에 연락도 안되는 남편이 신용카드를 쓰려했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은행에 분실신고를 했다. 그러나 상담원은 카드 주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인의 신고를 무시했고 강도는 현금카드를 이용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 방식으로 481만 9200원을 빼내 달아났다.

A씨가 분쟁신청을 내자 은행은 전자금융거래법 등 현행법상 카드의 분실 도난 신고는 당사자만이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금감원 분쟁조정위는 ”부인의 신고 내용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A씨의 사고 개연성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카드 사용정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은행은 피해액의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만취한 채 강도에게 비밀번호까지 알려준 책임을 물어 A씨에도 20%의 책임을 지웠다. 신용카드의 경우 협박이나 강압 등 피치못할 사정으로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을 때는 카드사가 배상하도록 한 점도 고려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9-05-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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