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위기 겪으며 마음의 눈 넓어졌죠” 서울특별시민상 청소년대상 받는 이재형군
불의의 사고로 실명 위기에 놓였던 고교생이 여러 차례 대수술을 이겨내고 오히려 중증장애인을 돌봐주고 있어 감동을 준다. 주인공은 3일 서울특별시민상 청소년 대상(어려운 환경 극복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이재형(18·세화고 3년)군.
이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04년 10월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다가 날아온 야구공에 안경이 깨지면서 그 파편이 왼쪽 눈의 각막을 찢는 바람에 실명 위기에 놓였다. 이후 망막과 홍채가 심각하게 훼손돼 인공수정체를 이식하는 등 고비를 넘겼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대수술만 모두 4차례. 왼쪽 눈이 안 보인 탓에 오른쪽 눈도 사시 교정수술을 받아야 했다.
매 순간 실명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싸워야 했지만 삶의 의지를 불어넣어 준 것은 다름 아닌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들이었다. 이군은 “병실에 버거씨병 환자들이 있었는데, 병으로 두 다리를 절단하고도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저를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현재 이군은 왼쪽 눈이 안경을 쓰고 가까스로 물체의 형태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시력만 갖고 있다. 오른쪽 눈에 의지해 생활해온 이군은 고교에 입학하며 어머니의 제안으로 장애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어 번 어머니와 함께 중증장애인을 위해 목욕 봉사와 반찬 배달 등을 하고 방학 때면 사나흘씩 지방 장애인 휴양소에 내려가 중증장애인 활동 도우미를 맡는다.
고3 수험생인 이군은 대학에서 경제나 경영 분야를 전공해 전문경영인이 되는 게 꿈이다. 이군은 “전문경영인(CEO)이 돼 돈을 많이 벌어 힘든 분들을 위해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시는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서울특별시민상’ 어린이·청소년 부문 시상식을 열어 효행예절, 봉사협동, 어려운 환경 극복, 창의과학예술, 근검절약, 글로벌리더십 등 6개 부문에서 이군 등 78명에게 시장 표창을 수여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