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시각장애인 음성 내비게이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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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4-17 00:18
입력 2009-04-17 00:00
1급 시각장애인 한정석(57)씨는 얼마 전 서울 노원구 마들 근린공원을 출발하면서 ‘과연 왕복 2㎞를 혼자서 걸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한씨는 노원구에서 자체 개발한 ‘보이스 내비 시스템’을 시범착용하고 성능 시연회에 참가한 것이다. 휴대용 단말기의 버튼을 누르자 ‘경로안내를 시작합니다.’라는 목소리가 리시버로 들렸다. 이어 ‘전방 10m에 난간이 있으니 조심하세요.’ ‘계속 직진하세요.’ ‘오른쪽 중랑천 앞에 벤치가 있습니다. 쉬어도 좋습니다.’ 등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한씨는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것 같다.”면서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면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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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량천 산책로에서 시각장애인 윤희정(오른쪽 두 번째)씨와 이노근(왼쪽 두 번째) 구청장이 음성 길안내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1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량천 산책로에서 시각장애인 윤희정(오른쪽 두 번째)씨와 이노근(왼쪽 두 번째) 구청장이 음성 길안내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위성 통한 위치정보가 목소리 안내로

노원구가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보이스 내비 시스템은 시각장애인이 휴대단말기(스마트폰)의 목적지 버튼을 누르면, 인공위성 3개와 국토해양부 기준국(전파기지국)에서 입체적인 위치정보를 제공하며 원하는 경로를 음성으로 안내해 준다. 시스템을 이용해 학교에 가려면, 등굣길의 경로를 입력하며 조심해야 할 사항 등도 함께 담으면 된다. 정보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1마리가 특수훈련을 거쳐 장애인에게 인계되는 데 7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이 시스템은 현 기술 수준에서도 100만원 이하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노원구는 최근 시각장애인 10여명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탄천 및 중랑천 등에서 성능시험 및 시연회를 갖고 성능을 입증했다.

●기지국 증설, 장애인 보조기구 등록 필요

이 시스템은 위치정보시스템(GPS)보다 훨씬 정밀한 ‘보정위성항법시스템(DGPS)’을 이용했다. DGPS는 위성으로부터 오차범위가 3m 이내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려면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해 국토부가 현재 팔미도 등 해양에 11곳, 무주 등 내륙에 6곳뿐인 기준국을 더 많이 세워야 한다. 서울지역은 멀리 떨어진 팔미도와 충주 기준국으로부터 수신받아 위치정보가 불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건복지가족부는 이 시스템이 장애인보조기구로 등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동휠체어처럼 보조기구로 등록되면 장애인들에게 구입에 필요한 돈을 상당액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노원구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한 벤처기업에 의뢰해 공동개발했다. 곧 특허로 등록될 예정이다.

이노근 구청장은 “비록 초보적 단계이지만 실용화의 첫발을 디뎠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22만 8000여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시각장애인들이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9-04-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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