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리스트’ 수사 왜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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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3-20 00:30
입력 2009-03-20 00:00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30)씨의 오빠가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4명의 명단이 19일 확인됐지만 정작 경찰은 이들 인사에 대한 구체적인 소환일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친필만 확인되면 ‘장자연 문건’에 언급된 인사들을 앞뒤 안 가리고 소환 조사하겠다던 경찰은 정작 친필 확인이 된 이후 소극적인 태도로 돌변했다. 주위에서는 자살문건 유출과 유족들의 명예훼손 고소건 등 곁가지 수사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압론도 고개를 든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건에 언급된 관계자들의 명단을 갖고 있지 않고, 문건을 본 것으로 확인된 유족 등 주변인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 유족이 문건을 불태워 기억에 의존해 고소한 만큼 사실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피고소인 조사는 당장 어렵다.”며 한발 물러서기까지 했다.

앞서 경찰은 18일 브리핑에서 장씨가 문건을 작성한 지난달 28일부터 숨을 거둔 7일까지 장씨와 통화했거나 채권채무 관계에 있는 5명의 행적을 점검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우울증 자살이란 최초 발표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유출 경위 역시 KBS가 이날 ‘뉴스9’을 통해 ‘유장호씨 사무실 쓰레기봉투에서 입수’를 밝힐 때까지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장자연 문건’에 실명으로 거론된 인사들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가 17일 “KBS 등 언론사에서 일부 인물들의 이름이 지워진 문건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워진 문건을 전달받고도 이 문서가 유출과정에서 변형됐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다. 자세히만 봐도 알 수 있었을 이름을 경찰은 보지 않았다. 이 문서에서 지워진 이름은 모 언론사 대표로 알려졌다. 외압론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 속에서 확산되는 성상납 대상자,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확보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당초 언론사로부터 전달받은 4장의 문건 이외에는 없다고 밝혔다가 추가 문건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자 부랴부랴 명단이 지금까지 확보하지 못한 3장의 문건에 있는 것 같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경찰은 현재 문건과 관련, 언론사의 추가 협조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경찰서 밖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유씨에 대해서도 지난 13일 1차 소환 조사만 했을 뿐, 언제 2차 소환 조사를 할지 결정조차 못했다.

윤상돈 이은주 기자 yoonsang@seoul.co.kr
2009-03-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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