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 발목-전봇대를 뽑아라] 공장입지유도지구 내 공장 설립 민간에겐 그림의 떡
수정 2009-03-06 00:00
입력 2009-03-06 00:00
●2년간 지구설립 ‘제로’
5일 지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자동차부품·조선기자재 등을 제조하는 W회사는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일대에 7만 8244㎡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 공장입지유도지구지정 신청을 했다. 수십억원의 돈을 들여 도로, 오·폐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을 닦고 공장을 지어 5개 업체를 입주시키려 했으나 민간개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 업체의 사장은 “소규모 기업들의 공장 운영을 돕겠다고 만들어진 공장입지유도지구의 취지와 운영이 너무 달라 혼란스럽다.”면서 “기업들은 적시에 공장을 세워 운영해야 하는데 사업시행권이 없으면 공장설립 허가와 토지매입 등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장·군수에게만 있는 사업시행자 권한을 민간기업에 줘야 한다는 의견은 비단 기업인들만의 하소연이 아니다. 재정력이 약한 중소 지방자치단체들은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지형상 도로 등 각종 기반시설 설립 부담 때문에 공장입지유도지구 지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밀양시 관계자는 “현행 제도가 활성화되려면 입주를 원하는 민간기업도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면서 “산이 많아 공장 진입로부터 상·하수도, 오·폐수처리관로 설치 등 기본적인 정비들이 같이 이뤄져야 기업들이 입주할 텐데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 엄두도 못 낸다.”고 한숨지었다.
●국토부 “지자체 재정과 의지 문제”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입장은 완강했다. 공장입지유도지구에 사업시행자를 실수요자인 민간기업에 넘기면 일반산단과 개념상의 차이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장입지유도지구는 개발실시계획을 만드는 게 아니라 지자체가 공장을 짓는 구역만 지정해주는 것”이라면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자체의 재정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때문에 공장입지유도지구를 계획중인 김해시, 아산, 수원, 공주, 삼척 등 곳곳의 지자체들은 정부가 경제난에 허덕이는 지역 현실을 무시한다며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규제개혁자문단은 “환경이 열악한 지방에 5~10개의 소규모 기업이라도 유치하려면 기반시설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대로라면 제도의 실효성이 전혀 없다. 민간기업에 개발근거를 만들어줘 지역 입지를 꺼리는 기업들이 마음을 돌리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09-03-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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